[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주로 모기를 통해 전염돼 소두증을 비롯한 태아 질환을 일이키는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임산부는 279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전역에서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임신부가 모두 279명으로 집계됐다고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국인 임신부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 통계를 CDC에서 발표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CDC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 결과 지카 바이러스 감염 판정을 받은 임신부 현황을 새로 집계하기 시작했다"며 "지난 12일 기준으로 집계된 감염 임신부 가운데 157명은 미국 본토에 살고 있고 나머지 122명은 푸에르토리코를 비롯한 미국령에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된 임신부 가운데 유산되거나 신생아의 선천적 이상이 발생한 사례는 "미국에서 추적된 경우를 기준으로 10여 건 미만"이라고 전했지만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지카 바이러스는 지난해 브라질과 콜롬비아 같은 남미 국가를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30여개 국가에서 이 바이러스로 인한 감염 증세가 발견됐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CDC의 이번 집계를 보고받은 뒤 지카 바이러스 확산이 "해결할 수 있는 일이고 공황상태에 빠질 필요는 없지만 심각하게 대처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의회는 나에게 (지카 바이러스 대응) 법안을 가져다줘야 하고 그 전에 휴회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당초 오바마 대통령은 지카 바이러스 대응을 위해 약 19억 달러(약 2조3천억원)의 예산을 의회에 요청했지만 야당인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에 소극적이었다.
미 하원은 지난 18일 약 6억 달러 규모의 예산을 배정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상원에서는 아직 가시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장벽을 만든다고 해서 지카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고 모기는 입국심사를 거치지 않는다"며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만들겠다'는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를 겨냥하기도 했다.[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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