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고이란 기자] 대형조선소는 설비를 줄이고 4조원이 넘는 지원을 받은 STX조선해양은 법정관리 수순을 밟는 등 조선업계가 대대적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가운데 SPP조선이 매각협상에서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청산될 위기에 놓였다.
SPP조선 채권단과 SM(삼라마이더스)그룹은 27일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이 제시한 매각협상기간이 임박했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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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P사천조선소, /사진=미디어펜DB |
지난 1월 29일 SM그룹은 SPP사천조선소 매각과 관련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 3월 양해각서(MOU)까지 체결했다. 인수자금은 1000억원의 유상증자와 부채를 포함해 4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SM그룹은 SPP조선에 대한 정밀실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SPP조선의 정상화까지 상당한 추가자금과 리스크가 있다고 판단했다.
채권단과 SM그룹은 MOU 체결 당시 인수가를 최대 625억원 한도 내에서 조정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SM그룹은 정밀실사 후 768억원을 추가 조정해 달라고 요청했고 채권단은 이를 거절했다.
결국 SM그룹은 지난 26일 채권단이 추가 가격 협상에서 양보하지 않아 현 수준에서는 인수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채권단은 SM그룹이 제안을 수용하지 않으면 재매각에 나설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불황으로 조선업계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뜻 나설 인수자는 찾기 어려우며 주인을 찾지 못한 SPP조선은 결국 문을 닫게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SPP조선은 지난해 국내 조선사 중 가장 많은 57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SPP조선은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해 중형선 건조에 적합한 설비를 갖추며 독자적인 시장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PP조선 근로자위원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 SPP조선 근로자들은 창사 이래 지난 10여 년 동안 단 한번의 파업도, 단 한번의 처우개선 요구도 없이 오로지 회사의 발전과 이익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400억원의 매각가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회생 가능한 기업의 문을 닫아 실직과 지역경제 파탄으로 수만 명이 거리로 내몰리는 사태가 과연 올바른 구조조정 방안인가”라며 정부와 채권단을 향해 질문을 던졌다.
또한 구조조정을 위한 재원은 현재 SPP조선에 남아 있는 유동성(사내유보금)으로 문제없이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근로자위원회는 “SPP조선의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에는 국민혈세인 공적자금 추가투입이 필요하지 않다”며 “다만 SM그룹이 인수 후 채권단을 대신해 SPP조선을 조속히 정상화시키기 위한 사회적 지원과 배려가 요구될 뿐이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고이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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