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출이 불가능한 블랙홀은 없다"
세계적인 우주연구가인 스티븐 호킹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가 "고전 이론의 관점에서 보면 블랙홀에서 탈출할 방법은 없다"면서 "하지만 양자론적으로 보면 블랙홀에서 에너지나 정보가 탈출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네이처 뉴스 인터넷판은 25일 호킹 교수가 최근 내놓은 '블랙홀에서 정보 보존과 일기 예보'(Information Preservation and Weather Forecasting for Black Holes)라는 논문을 설명하면서 이같은 말을 했다고 전했다.
호킹교수는 현재도 케임브리지대 이론 우주론 연구센터장을 맡고 있다. 그는 2004년에도 이와 비슷한 말을 한 바 있다. 고전 이론은 양자론적 효과를 감안하지 않아 블랙홀을 탈출할 방법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주류였던 일반상대성 이론에 근거하면 블랙홀 주변에는 '사건 지평'(event horizon) 이라는 것이 형성되고, 그 안쪽으로 들어가면 중력이 강해 빛조차도 영원히 탈출이 불가능하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결론을 수용한 채 양자론적 효과를 감안하면 모순이 생긴다는 게 호킹교수의 이론이다.
아인슈타인이 20세기초에 발표한 일반상대성이론은 중력에 관한 이론으로 실험에 의해 입증된 바 있다. 하지만 양자론적 효과를 반영하지 않은 '고전적' 이론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물리학자들은 자연계의 모든 기본 힘들을 통합해 다루는 과학 이론을 만들기 위해 '중력에 관한 양자론적 이론'을 연구해왔다.
하지만 호킹 교수는 양자 중력론의 가능성과 관련, "올바른 접근 방법이 무엇인지는 알 수 없다"고 한계를 그었다. 그는 '우주비행사가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라는 의문점과 관련해 그동안 나온 해법과는 다른 '제3의 답'을 내놓기도 해 관심을 모았다. 즉 블랙홀 주변에 중력 붕괴로 인한 '겉보기 지평'(apparent horizon)은 있지만, 탈출이 완전히 불가능하고 정보가 완전히 소실되는 '사건 지평'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그동안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블랙홀에 빨려간 우주비행사는 '사건 지평'을 통과해서 블랙홀의 중심부로 진입하다가 엄청난 중력 탓에 몸이 엿가락처럼 늘어져서 죽게 된다고 봤다. [미디어펜=과학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