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사, 천재지변 시 쓰는 '비상모드'로 열차 운행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개통을 앞두고 진행한 인천지하철 주행시험 중 사고가 발생하면서 미래 이용객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인천도시철도건설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 남동구 운연역과 인천대공원역 중간 지점에서 정지해 있던 열차(4량 1편성)를 후속 열차가 들이받았다.

시속 40km 속도로 달리던 후속 열차는 급제동을 했음에도 70m를 더 전진해 멈춰 있던 앞 열차와 추돌했다. 

두 열차에는 각각 열차 시공사 소속 기관사가 1명씩 타고 있었지만 다행히 다치지 않았다. 

사고 당시 종점에서 종점까지 차량을 운행하는 '일주시험'이 진행 중이었다.

인천시는 뒤이어 출발한 열차의 기관사가 전방주시를 소홀히 하고 안전거리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탓에 역사 밖 선로에 정지해 있던 열차를 들이받은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교통공사 노조 등 인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안전한 인천지하철 2호선 개통을 위한 시민대책위'는 선행열차와 신호시스템 간 통신 두절 현상 때문에 열차가 멈춰섰다며 안전 관리시스템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인천시는 통신 두절 현상으로 인한 사고가 아니라고 단언했다.

시는 시공사 기관사들이 비상모드(수동)로 맞춰놓고 열차를 운행하다가 부주의로 사고를 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 시험운행 중에는 비상모드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만일 기관사의 부주의가 사실이라 해도 시 도시철도건설본부 역시 시험운행 관리를 철저하게 하지 않은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기관사들이 사용한 비상모드 운행 방식은 지진 등 천재지변에 의해 모든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을 때 이용하는 방식으로, 도시철도건설본부는 이를 제지하지 않은 것이다.

오호균 시 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미리 알았더라면 비상모드 방식을 권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인천지하철도가 개통되면 무인운행시스템으로 운행할 시 열차방호시스템(ATP)이 작동돼 이번 사고와 같은 추돌사고는 발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인천지하철 2호선은 6월 종합시운전을 거쳐 7월 30일 전면 개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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