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육청, 29개 학교에 우레탄 트랙 사용 중단 긴급지시
[미디어펜=이상일 기자]운동장의 우레탄 트랙에서 유해 중금속인 납이 과다 검출되는 학교가 속속 확인되면서 학생과 학부모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3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3월 23일 교육부가 우레탄 트랙을 설치한 전체 학교에 대해 유해성 검사를 지시한 이후 인천 시내 초등학교 20곳, 중학교 4곳, 고등학교 5곳 등 29개 학교에서 한국산업표준(KS) 기준치 90㎎/㎏을 초과하는 납 성분이 검출됐다.

이는 현재까지 검사를 마친 42개 학교의 69%에 달한다.

인천 A고등학교 우레탄 트랙에서는 3880㎎/㎏의 납 성분이 검출돼 기준치를 43배나 초과했다. 납이 초과 검출된 학교들의 우레탄 트랙에서는 다른 검사 항목인 카드뮴, 크롬, 수은은 기준치 이내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에는 초등학교 45곳, 중학교 13곳, 고등학교 18곳, 특수학교 2곳 등 총 78개 학교에 우레탄 트랙이 설치돼 있다. 시교육청은 10일까지 나머지 학교에 대한 검사를 끝내고 결과를 이달 말까지 교육부에 보고할 계획이다.

성장기 학생들이 수시로 이용하는 우레탄 트랙이 '납 범벅'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학부모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연수구의 한 초등학교 학부모는 "대표적인 유해 중금속인 납이 다량으로 검출되는 트랙 위에서 아이들이 뒹굴고 뛰어논다고 생각하니 너무 불안하다"면서 "당국이 검사 결과와 조치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시교육청은 이날 우레탄 트랙이 있는 78개 학교에 공문을 보내 납 성분이 기준치를 초과한 경우 트랙 출입을 제한하고 사용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

유해성 물질이 기준치 이내로 검출된 학교들도 학생들이 우레탄 트랙 위에 앉지 못하게 하고 트랙의 파손된 부분은 긴급 보수하도록 했다.

또 체육수업 시간에 체육관이나 강당을 활용하고 운동장 수업이나 야외활동 후 손 씻기 등 생활지도를 강화하도록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과 학부모 불안을 고려해 전수조사가 마무리되면 유해성 물질 초과 검출 학교의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레탄 트랙은 인조잔디 운동장과 마찬가지로 조속히 예산을 확보해 흙 운동장으로 바꿔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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