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제15차 아시안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과 중국, 일본의 설전이 위험수위를 넘고 있다.
아시아안보회의 마지막 날 주제연설에 나선 중국 인민해방군 쑨젠궈(孫建國·상장) 부참모장은 미국의 남중국해 문제 개입을 '도발'로 규정하면서, 마찰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며 현지 언론을 인용해 5일 연합뉴스는 보도했다.
쑨 부참모장은 "직접 연관이 없는 '외부 국가'는 딴짓을 하지 말고 건설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남중국해 문제는 자국의 이기적인 이익을 챙기려는 일부 국가들의 도발 때문에 과열 양상을 보인다"고 맹비난했다.
이날 쑨 부참모장의 발언은 전날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의 강도 높은 중국비판 및 개입 가능성 시사 발언을 직접 겨냥한 것이다.
카터 국방장관은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고립의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고 비판하고, 남중국해 스카보러 암초(황옌다오, 黃巖島)의 매립 공사를 강행할 경우 "미국과 다른 국가들이 행동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쑨 부참모장은 "우리는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원하지 않지만, 마찰이 생기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해, 미국은 물론 남중국해 분쟁 당사국과의 물리적인 마찰도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관여우페이(關友飛) 중국 국방부 외사판공실 주임은 "2차 대전 이후 미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벌인 전쟁의 교훈을 상기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라"며 아프가니스탄에서 즉각적인 미군 철수,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 중단, 한반도 군사훈련 자제 등을 촉구하기도 했다.
남중국해 문제를 둘러싼 험악한 설전은 일본과 중국 사이에서도 벌어졌다.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은 "일방적으로 현상을 변경하고 이를 기정사실로 하는 것은 국제법의 원칙에 바탕을 둔 해양 질서에서 현저하게 일탈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벌이는 매립 활동과 군사 거점화를 비판했다.
그는 또 최근 중국 군용기가 미군 항공기에 근접 비행한 사건을 두고 "대국(大國)은 예상하지 못한 사태를 피하도록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카타니 방위상의 발언에 대해 쑨 부참모장은 미무라 도오루 일본 방위성 차관과 회담에서 "일본은 중국의 이해와 우려를 존중하고, 남중국해 문제에 관해서는 개입하거나 소란을 피우지 말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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