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선원 11명 태운 어선 2척 10시간만에 도착
[미디어펜=이상일 기자]인천 연평도 근해에서 어민들에게 나포된 중국어선 2척이 6일 인천해경부두로 압송됐다.

이들 어선은 해경 경비함 호송 아래 연평도에서 출항한 지 10시간 만인 6일 오전 3시께 인천해경부두에 도착했다. 

중국 어선은 각각 22t, 15t급 목선으로 매우 낡아, 해경 호송 아래 시속 5노트 속력으로 운항했다.

중국 선원 11명은 양손에 수갑을 찬 채 고개를 숙이고 해경 함정에서 내려 곧장 인천해경서로 이동해 조사를 받고 있다.

해경은 중국어선 선장 A(47세)씨와 B(52)씨를 대상으로 불법조업 여부,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경위 등을 조사하고 이들 2명에 영해 및 접속수역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나머지 선원 9명은 조사를 마치고 중국으로 퇴거조치할 방침이다.

이들 어선은 5일 오전 5시 23분께 NLL 남방 555m, 연평도 북방 926m 해역에서 닻을 내리고 계류 중 연평도 어민들에게 나포됐다.

이날 오전 조업에 나선 연평도 어선 19척 중 5척이 중국어선에 접근해 로프를 연결한 뒤 연평도로 끌고 왔다.

중국어선 2척에는 모두 11명의 중국선원이 있었지만 잠을 자던 중이어서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중국어선 나포에 참여한 한 선장은 "새벽에 연평도 남쪽 어장으로 조업을 나갔다가 연평도 북쪽 바다를 새까맣게 메운 100여 척의 중국어선을 보고 순간적으로 화가 나 어민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해군은 어민들의 돌발 집단행동이 발생하자 고속함 4척과 고속단정 3척을 NLL 인근으로 기동해 북한의 도발에 대비했다. 해경은 경비함정 2척과 특공대 고속단정 1척을 보내 우리 어민과 중국어선을 분리해 기초조사를 벌였다.

어민들이 중국어선을 나포한 지점은 NLL 남방 해역이지만 우리 어선도 안전문제 때문에 조업이나 항해를 할 수 없는 조업 통제해역이다. 

연평도 어민이 중국어선을 직접 나포한 것은 2005년 5월 이후 11년 만이다.

당시 연평도 조업 어선 30여 척은 연평도 북서쪽 640m 지점에서 중국어선 4척을 에워싸 도주하지 못하도록 한 뒤 연평도로 예인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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