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100일간 1684명 검거…지역서 행패 '동네폭력배' 약 4천명 입건
[미디어펜=이상일 기자]최근 국내 폭력조직은 각자 일정지역을 무대로 대규모 불법행위를 저지르기보다 여러 조직이 필요에 따라 단기간 소규모로 연합해 활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2월 15일부터 지난달 24일까지 100일간 폭력조직원을 포함해 '생활 주변 폭력배' 특별단속 결과 조직폭력배 1684명을 검거해 214명을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

검거된 조폭 가운데 1193명은 기존에 경찰이 첩보를 수집해 관리하던 대상이며, 나머지는 조직성이 인정돼 향후 관리 대상으로 추가할 필요가 있는 이들이다.

범죄 유형은 유흥가 주점 등 업소를 협박해 금품을 뜯어내거나 조직 간 패싸움을 벌이는 등 전형적 폭력·갈취가 59.7%로 여전히 비중이 컸다.

그러나 폭력·갈취는 2014년 70.3%에서 지난해 67.8%, 올해 59.7%로 계속 비중이 작아지는 추세다. 반면 도박장 운영, 인터넷 도박 등 사행성 영업은 같은 기간 6.6%에서 11.2%로 최근 3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불법행위 조직 규모도 10명 이하 소규모가 75%로 압도적 비중을 차지했다. 활동 기간은 2년 이상이 62.5%로 가장 많았으나 6개월이 안 되는 짧은 기간 활동한 경우도 25%로 비중이 작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경향을 보면 폭력조직들은 대규모로 움직이기보다 유치권 분쟁 개입, 대출사기, 도박장 운영 등 각종 이권 개입 필요에 따라 여러 조직이 소규모로 일종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단기간 이합집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광주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최근 검거한 대출사기 일당 가운데는 호남 지역이 무대인 2개 조직 소속 조폭이 포함됐다. 경기 북부에서도 2개 조직이 연합해 도박장 운영, 유흥업소 갈취, 보험사기 등을 저지르다 소탕됐다.

조폭의 인적 구성을 보면, 직업은 무직이 66.6%로 가장 많았고 자영업 7.4%, 유흥업 6.1%, 건설업 1.8% 등이었다. 90%가 전과 5범 이상이며, 30대 이하가 74.7%로 대부분을 차지해 젊은 조직원이 꾸준히 영입됨을 시사했다. 10대도 2.1%였다.

경찰은 올해 20대 총선이 있는 점을 고려해 조폭의 선거운동 동원이나 후보자 갈취 등을 막고자 조폭의 경미한 불법행위에도 적극 대응해 선거 개입을 미리 차단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특별단속 기간 영세상인이나 주민 등을 상대로 금품 갈취나 폭력을 일삼는 '동네 조폭'도 3955명 검거해 719명을 구속했다. 동네 조폭은 폭력조직원은 아니지만 지역에서 상습적으로 이런 행위를 하는 민생침해 폭력배를 편의상 일컫는 말이다.

동네 폭력배의 범죄 유형은 업무방해(40.3%)와 폭력(23.4%)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갈취(10.2%), 무전취식(10.1%), 재물손괴(6.8%)도 많았다. 검거된 이들 중 72.6%가 전과 11범 이상일 만큼 상습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노래방에서 술을 팔거나 도우미를 고용하는 등 일부 불법행위가 있어 적극적으로 피해 신고를 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관계기관과 협의해 피해자의 가벼운 불법행위는 면책해주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여성 안전에 대한 우려가 큰 만큼 국민 불안을 해소하고자 생활 주변 폭력배를 꾸준히 단속할 계획"이라며 "폭력조직의 경우 '기소 전 몰수보전 제도'를 적극 활용해 은닉자금과 범죄수익 처분을 차단하고 활동 기반을 무너뜨려 조직 해체까지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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