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여러 차례 제자들을 성추행한 의혹을 받고 해임된 대학교수가 자신은 모함당했고 결백하다며 학교를 상대로 무효 소송을 냈지만 인정되지 않았다.

서울고법 민사2부(권기훈 부장판사)는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 A씨가 학교 법인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무효확인 청구 소송에서 원심과 같이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해당 대학 인권센터는 2012년 2월 A씨가 수업 뒤풀이에서 제자를 성추행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진상 조사에 착수,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학생과 목격자 15명을 조사한 끝에 성추행 의혹이 사실이라고 판단했다.

조사 결과 A씨는 2010년 10월 졸업과제 심사 뒤풀이 자리에서 여학생 B씨의 엉덩이와 허리를 만지는 등 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B씨는 "술에 취한 A씨가 팔을 둘러 자기 쪽으로 당기거나 손을 주무르는 등 계속 부적절한 신체 접촉을 했으며 이같은 상황이 20~30분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B씨는 졸업을 앞두고 있어 피해 사실을 곧바로 신고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 교원징계위원회는 2012년 6월 인권센터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A씨를 해임하기로 결정했지만 A씨는 추행 사실을 부인하며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 A씨는 "당시 교수 임용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또다른 제자의 투서로 징계 절차가 시작됐다"며 모함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1심은 학교 측 손을 들어줬다. 여러 학생들이 뒷풀이 당시 B양이 피해를 입고 심하게 우는 모습까지 목격했다고 진술한 점이 주요 판단 근거가 됐다.

A씨는 불복해 항소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항소심 재판부는 "다른 근로자에 비해 교원은 더욱 엄격한 행동윤리가 요구되고, 학교 법인은 징계에 있어 더욱 폭넓은 재량권을 가진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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