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세계보건기구(WHO)는 신생아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 유행 지역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은 임신계획을 연기하라고 권고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 AP통신 등에 따르면 WHO는 "생식할 수 있는 연령대의 남성, 여성이 지카 바이러스를 올바로 인식하고 임신을 연기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새 가이드라인을 최근 발표했다.
이번 지침은 임신을 하지 않는 것이 선천적 기형인 소두증을 예방할 최선책이라는 현실적 판단에서 비롯됐다.
지카 바이러스의 백신도 아직 개발되지 않았으며, 주요 매개체인 '이집트숲모기'를 퇴치하는 세계 각국 보건당국의 작업도 감염 확산을 늦추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그간 지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국가의 정부가 임신계획을 유보하라고 권고한 적은 있으나 유엔 기구에서 이런 조치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YT는 이번 권고가 적용될 대상을 남미와 카리브해 46개 국가에 사는 수백만 부부로 추산했다.
하지만 WHO와 함께 보건 분야의 주요 가이드라인을 생산하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임신유보 권고에 반대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사생활에 보건당국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그러나 바이러스 매개체인 모기가 기승을 부리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미국 본토에도 비상이 걸리는 건 불가피하다.
미국에서도 올해 여름에 임신을 유보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미국 베이어 대학 피터 호테스 교수는 "올여름에 텍사스나 플로리다에 지카 바이러스가 들어온다면 어떤 대책이 있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지카 바이러스 감염은 가벼운 감기처럼 지나가는 사례가 많지만, 아이의 외모와 지능에 평생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소두증을 일으키는 까닭에 임신부들이 각별히 경계하고 있다. 사례는 많지 않지만 몸이 마비되는 신경질환인 길랭-바레 증후군을 부르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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