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남양주 지하철 공사장 폭발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에서 안전교육 일지 내용을 사고 직후 조작한 정황을 포착했다.
경기 남양주경찰서 수사본부는 10일 "안전관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시공사가 안전교육 일지 내용 조작했다는 진술이 나와 관련 법 위반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TBM(Tool Box Meeting) 일지'로 불리는 이 문건은 협력업체인 매일ENC가 기초 작성해 시공사인 포스코건설에 넘기면 다시 감리업체의 확인을 받아 포스코건설이 보관한다. 작업 사항의 안전 관련 지시 내용을 매일 매일 기록하는 일지다.
경찰은 이 일지 가운데 애초에 없었던 폭발위험 등과 관련한 교육 내용을 포스코건설 소속 과장과 부하 직원이 사고 직후 추가로 기재하는 등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윗선의 지시 여부 등 조작 경위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화재 및 폭발사고 위험이나 가스 누출 여부 확인과 관련한 교육을 받지 않았다는 현장 근로자들의 진술을 확보, 이를 토대로 일지 조작 여부를 집중 수사해왔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건설이 매일 작성해야 할 '작업 환경 측정' 문건도 작성하지 않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사고 발생 이후 소급·조작한 사실도 확인됐다. 작업 환경 측정이란 작업 현장의 산소·일산화탄소·황화수소·조도·소음 등의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다.
시공사의 문건 조작 외에 감리업체가 재난이 발생할 경우 경찰과 사고조사위 조사에 대비해 일용직 근로자들을 상대로 사전 '말 맞춤 교육'을 한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경찰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여부를 명확히 가려내기 위해 고용노동부 의정부지청과 관련 자료를 공유하고 공조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폭발 원인 조사를 위해 경찰은 지난 9일 폭발 시뮬레이션을 위한 현장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와 함께 사고 발생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 LP가스 통을 새것으로 교체했다는 진술을 토대로 가스 잔량을 확인해 누출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지난 1일 오전 7시27분쯤 남양주시 진접읍 금곡리 주곡2교 진접선 지하철 공사현장에서 폭발·붕괴사고가 나 4명이 숨지고 10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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