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롯데그룹 수뇌부를 겨냥한 검찰의 전방위 수사가 펼쳐지면서 롯데의 지배구조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롯데가 한국에서 벌어들인 돈이 일본으로 간다는 '국부 유출' 논란이 이번 수사의 배경 중 하나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검찰이 롯데그룹 경영 전반의 비리 의혹을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지배구조에도 칼끝이 향할지 주목된다.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문제는 지난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 형제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불거졌다.

롯데그룹 총수 일가는 해외계열사와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를 활용해 극히 적은 지분율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황제형 총수'로 군림해온 신격호 총괄회장의 지분율은 0.1%에 불과했다.

또한 롯데그룹의 일본 36개 계열사는 모두 비상장이고 국내 86개 계열사 중 상장사는 8개에 불과했다. 폐쇄적인 지배구조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자 롯데그룹은 순환출자 해소와 계열사 상장 등을 통해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 상장은 롯데가 추진 중인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핵심이다. 호텔롯데는 해외계열사 지분이 99%에 달한다. 12개 L투자회사들의 지분율이 72.65%이며 일본 롯데홀딩스(19.07%), 광윤사(5.45%) 등이 주요 주주다. 

이 때문에 한국에서 롯데가 벌어들인 이익이 배당금 형태로 일본으로 빠져나가며, 호텔롯데의 상장 시 구주 매각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일본으로 흘러나간다는 점이 '국부 유출'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롯데그룹은 배당금을 통한 유출은 극히 일부이며 롯데가 벌어들이는 대부분은 국내에 재투자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1960년대 일본에서 들어온 자금으로 지금의 롯데가 만들어졌으나 2004년까지는 배당금이 일본으로 나가지 않았다"며 "2005년부터 최소 수준으로 일본에 배당금이 지급되고 있으나 롯데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