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내년 4월 거의 모든 의료서비스를 보장하는 표준형 실손의료보험 대신 현재보다 40% 저렴한 기본형 실손의료보험이 나올 전망이다. 기본형에 원하는 특약을 추가하는 형식의 실손의료보험의 출현이다.

그간 국민 3200만명이 가입한 실손의료보험은 의료쇼핑, 과잉진료 등을 유발해 국민들의 도덕적 해이 비용 분담이 문제됐다. 또 보험회사의 손해율이 급증하고 보험료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실손보험의 안정적 공급이 불가능해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3일 기자 정례브리핑을 통해 실손의료보험 제도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첫번째 시도는 실손의료보험의 상품구조 개편이다. 그간 실손의료보험은 거의 모든 의료서비스를 보장하는 획일적 표준형 상품으로 구성됐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가 원하는 않는 의료서비스 보장내역까지 구매해야 하는 보험료 비용을 분담하게 됐다. 의료쇼핑이나 과잉진료 등에 따른 비용을 대다수 국민들이 분담하는 비정상 구조가 삼회됐다. 또 소비자 자신이 원하는 실손의료보험 선택권을 제약받게 됐다. 결론적으로 보험료 급등은 보장이 필요한 고령층이 됐을 경우 혜택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과잉진료의 일례를 보면 10개 병원 중 9개 병원이 위장환자를 통한 디스크 진료체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미한 허리통증때에도 우선 고가의 MRI 진료 추천을 하거나 증상이 심각하니 치료와 수술을 해야 한다며 안내하는 경우가 빈번했다. 열치료술 등 고가 진료와 30만원 이상의 주사치료 권유도 있었으며 병원을 찾은 환자에게 첫마디가 "실손의료보험 있으세요"라고 할 정도로 실손 가입여부를 확인하고 치료비가 공짜임을 안내하기도 했다.

이에 금융위원회와 복지부 공동 민관합동 TF를 발족해 올해 말까지 다양한 제도개선 방안을 논의하고 추진할 예정이다.

표준화된 상품에서 벗어나 기본형에 다양한 특약을 첨부하는 방식으로 상품구조 개편을 추진 중이다. 보험료가 약 40% 가량 저렴하고 쉽게 오르지 않는 기본형 상품이다.

일레로 40세 남자의 표준형 실손의료보험 상품일 경우 1만5000원의 보험료를 냈지만 8500만원의 기본형에 특약1(근골격계 치료) 4000원, 특약2(수액주사 치료) 500원 등 자신에게 맞는 특약을 더해 보험료를 책정하게 된다.

임 위원장은 "기본형 상품은 대다수 질병을 보장하면서도 과잉진료가 빈번한 보장내역을 배제해 보험료 인하와 안정적 유지가 가능하다"면서 "다양한 특약으로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과도한 도덕적 해이를 방지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실손의료보험이 순수보장성(단독형) 상품으로 판매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현재 실손의료보험상품이 타 보장상품에 통합돼 판매되면서 중복가입 유발, 정확한 보험료 미고지 등의 문제해결을 위해 단독형 상품으로 판매되도록 유도하겠다는 것.

이와 함께 단독형상품 가격의 보험다모아를 통한 비교공시 확대 등을 통해 소비자 편의성이 크게 향상된다.

임 위원장은 "민간주도의 상품삼의위원회 신설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수렴을 거쳐 추진할 것"이라며 "관련 통계 인프라 재정비 등을 통해 실손의료보험이 공보험 재정 등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오는 9월 중 상품심의위원회를 발족하고 12월 중 신표준약관(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또 올해 4분기 중 금감원 내 실손의료보험 통계시스템 구축 완료, 내년 중 진료포크 표준화 등 제도개선 과제에 대해 단계적 추진방안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