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인천 대청도의 한 해병부대에서 전입한 지 불과 보름밖에 되지 않은 이등병이 수류탄을 터뜨렸다.

큰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 이등병은 탐색 작전이 끝나고도 한동안 수류탄을 반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관리 소홀 등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해병대 6여단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2분께 인천시 옹진군 대청도 해병대의 한 경계부대 생활관(소초) 건물에서 A(21) 이병이 갖고 있던 수류탄이 터졌다.

수류탄은 생활관 건물 1층 현관에서 폭발해 내부 시설물 일부가 파손됐다. A 이병은 수류탄이 터지기 직전 현관문 밖으로 나와 파편에 맞지 않았다.

그러나 폭발 충격으로 두통을 호소했다. 그는 헬기를 통해 인하대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생활관 건물에는 다른 장병 10여명도 함께 있었다. 하마터면 큰 인명피해가 발생할 뻔했다.

해병대는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났지만 A 이병이 고의로 수류탄을 터뜨렸는지 단순한 실수를 한 건지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

해병대 관계자는 "A 이병이 의식을 잃었다가 지금은 회복했지만 '당시 상황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며 "정확한 상황은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A 이병은 올해 4월 중순께 해병대에 입대해 5월 30일 대청도 이 부대로 전입했다. 부대에 배치된 지 14일 만에 수류탄 사고를 낸 것이다.

사고 당일 A 이병은 해안정밀 탐색 작전을 마치고 생활관에 복귀한 뒤 수류탄을 곧바로 반납하지 않고 30분 넘게 갖고 있었다.

해병대 관계자는 "전입 신병이라고 하더라도 작전에 투입되면 실탄과 수류탄을 지급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작전을 마치고 소초에 복귀하면 곧바로 실탄과 수류탄 등을 간부에게 반납해야 한다"며 "잘못된 점이 있었다"고 시인했다.

해병대는 A 이병의 수양록(일기장)과 면담 일지를 확인하고 다른 소대원을 상대로 조사도 했지만 특별히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은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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