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대작 그림 판매로 논란에 휩싸인 가수 겸 화가 조영남씨의 재판이 ‘사기의 고의성’을 쟁점으로 두고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춘천지법 속초지원은 검찰이 지난 14일 타인이 대신 그린 그림을 자신의 이름으로 판매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한 조영남씨(71)와 조씨 매니저 사건을 형사단독 재판부에 배당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 등은 2011년 11월부터 지난 4월까지 송모씨(61) 등 대작 화가 2명에게 한 점당 10만 원씩을 주고 그리도록 한 그림에 가벼운 덧칠 작업 후 호당 30만∼50만 원에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씨 등은 총 20명에게 26점을 팔아 1억8350만원을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대작 화가가 회화를 독자적으로 완성한 만큼 조수와는 다른 개념이라면서 조씨가 이를 알리지 않고 본인이 그린 것처럼 판매해 속임수 행위가 성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대작 사실을 알았다면 그림을 구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한 그림 구매자도 20명 확보했다.
재판의 핵심은 고의성 여부에 놓였다.
검찰은 대작 화가에게 10만원에 주문한 그림에 소정의 작업을 가한 뒤 고가에 판매한 것, 같은 그림을 수십 점 그리게 하고 서명 부분만 변형해 판매한 것은 고의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반면 조씨 측은 팝아티스트로서 통용되는 일인 줄 알았으며 대작 그림이라는 것을 구매자에게 알려야 하는지 몰랐으므로 고의가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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