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살인·강간미수 혐의 적용해 20일 검찰 송치
[미디어펜=이상일 기자]"죄송합니다.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제가 모든 잘못을 했습니다"

사패산 살인사건 피의자 정모(45·일용직 근로자)씨는 16일 오후 1시 30분께 현장검증에 앞서 의정부경찰서를 나서면서 애초돈을 빼앗으려 했다고 진술했다가 성폭행하려다 숨지게 했다고 진술을 바꾼 이유를 묻자 고개를 푹 숙이고 이렇게 말했다.

모자를 눌러쓰고 검은색 마스크를 쓴 모습으로 취재진 앞에 선 정씨는 "성폭행을 시도했냐"고 묻자 "죄송하다"고 짧게 대꾸했다. 

피해자와 가족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등 이어지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사패산 호암사 100여m에 부근 바위에서 피의자의 범행을 재연하는 현장검증을 한다. 정씨는 지난 7일 오후 3시께 이곳에서 혼자 도시락을 먹고 있던 정모(55·여)씨를 성폭행하고 금품을 빼앗을 목적으로 접근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피해여성의 뒤로 다가가 목을 조르고 머리를 때려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상의를 올리고 속옷과 하의를 벗기려고 하는 등 성폭행하려다가 피해여성이 의식을 잃고 움직임이 전혀 없자 바로 현금 1만5천원이 든 지갑을 빼앗아 달아났다.

숨진 정씨는 다음날인 8일 오전 7시 10분께 등산객에게 발견됐다.

피의자 정씨는 시신이 발견되고 현장에서 남성의 DNA가 검출됐단 언론보도가 나오자 압박을 느껴 범행을 저지른 지 사흘 만인 10일 오후 경찰에 전화를 걸어 자수했다.

경찰은 현장검증과 프로파일러 면담 등을 거쳐 진술의 모순점 등을 면밀히 조사해 오는 20일 기소의견으로 정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애초 구속영장 신청 당시 적용했던 강도살인 혐의 외에 강간미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하기로 했다.

한편, 정씨의 얼굴과 신상은 지난 14일 김성권 의정부경찰서장을 위원장으로 한 신상공개위원회에서 비공개하기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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