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영국의 EU 탈퇴(브렉시트, Brexit)가 금융시장의 뇌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브렉시트 반대파의 총격살인이 영국을 혼돈에 빠뜨리고 있다. 찬반이 뜨겁게 맞서고 있는 브렉시트에 대한 국민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세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17일 외신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브렉시트를 반대해온 영국 노동당 소속 조 콕스(41) 하원의원이 자신의 선거구에서 지역민들과 간담회를 갖은 후 남성 요의자로 부터 총격을 당했다. 콕스 의원은 병원으로 급히 후송돼 치료를 받다가 끝내 사망했다.
남성 용의자의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목격자의 증언에는 "영국이 우선이다"라고 외쳤다는 목격담이 알려졌다.
오는 23일 예정된 브렉스트 국민투표와 관련된 범행이라는 추측이 여론을 통해 나오고 있다. 이에 브렉시트 찬성과 반대를 주장하는 진영측은 모두 브렉시트 캠페인을 중단하고 애도키로 했다.
이번 비극으로 브렉시트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받고 있다. 브렉시트 우려로 인해 미 연준에서도 FOMC를 통해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작용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브렉시트 우려는 금융시장의 악재로 작용하면서 요동치게 하고 있다.
실제 영국의 자금이 선제적으로 신흥국을 중심으로 빠르게 빠져나가면서 달러강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위험회피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 16일 코스피는 브렉시트 우려와 엔화 가치 급등 등으로 6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6.84포인트(0.86%) 내린 1951.99로 장 마감했다. 코스피에서 외국인은 30억을 내다 팔았으며 코스닥 역시 연속 대규모 순매도를 했다.
미국의 다우지수, 나스닥지수, S&P지수 등도 일제히 급락했으며 국제유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브렉시트 억제 합의안이 EU정상회담에서 만장일치로 타결됐음에도 브렉시트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이주민 유입 제한 규정 결여 △영국 금융권에 대한 EU 감독 지속 등 '광범위하게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총리의 당초 공약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는데 기인한다.
특히 영국 내 이주민 복지지출에 따른 재정부담과 노동시장에서의 경쟁심화 등으로 이주민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다. 이 때문에 "이주민 때문에 못살겠다"는 여론이 확산되면서 브렉시트를 찬성쪽으로 영국민들의 지지가 잇따르고 있다.
영국으로의 이주민은 9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고 있다. 2014년 63만명의 이주민이 이 유입돼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유입세는 계속되고 있다.
작년 2분게 35만명의 이주민이 영국으로 유입됐고 이중 EU 이주민은 18만명으로 추산된다. 지속적인 이주민 유입으로 복지지출 증가 등 영국의 재정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EU 이민자 중 이주 첫해부터 복지혜택을 신청하는 비중은 43% 이상으로 증가했다. EU의 거주자 기준을 총족하는 구직자에게 72.4파운드(1인/1주) 지급하는데 비해 근로 이민자가 내는 세금은 이민자에게 지급되는 헤택의 2.5%에 불과하다.
갈수록 영국민들은 고용시장에서 이주민을 경쟁자로 인식하고 있으며 실제 지난 10년간 신규일자리 중 대부분을 동유럽 이민자들이 차지했다. EU 이주민들은 숙박과 식음료(9%), 제조업(7%) 분야뿐만 아니라 금융서비스(6%) 분야까지 진출하면서 영국민들은 고용의 역습에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김권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영국의 EU 잔류 지지가 압도적이지 못해 6월 국민투표 전까지 수시로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용시장의 마찰로 인한 브렉시트 비극이 곧 다가올 국민투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다만 브렉시트 찬반 양상이 50대50으로 박빙을 이루는 상황이지만 브렉시트 현실 가능성을 희박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외환파생상품영업부 연구위원은 "23일 국민투표를 통해 영국민들의 국민성을 확인해야 겠지만 브렉시트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미 연준 FOMC와 브렉시트에 대해 언론과 해외 이코노미스트들이 자신들의 비즈니스 전략에 맞추다보니 매파적 분위기로 몰고 있는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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