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EU 이탈시 타 국가 EU 회의론 부상
영국내 계층 및 세대간 의견 대립 격화, 사회적 불안 지속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영국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Brexit) 국민투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세계 이목이 집중돼 있다. 브렉시트 찬반캠페인이 절정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민들의 선택에 따라 금융시장 희비가 엇갈릴 수 있어 불안감은 증폭될 수 밖에 없다.

   
▲ 코스피지수가 브렉시트 우려와 엔화 급등으로 16.84포인트 하락한 1,951.99로 장을 종료한 1지난 6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세계 각국은 브렉시트 반대 캠페인을 펼치면서 영국을 향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결과에 대해 단정할 수 없다. 브렉시트 찬성 지지자들은 비숙련 이미자들의 유입에 따른 공공재정 악화와 고용 문제를 강조하는 반면 반대 지지자들은 경제에 미칠 부정적 충격 등을 내세우며 잔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브렉시트 결과와 상관없이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계속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영국의 EU 이탈로 독일뿐만 아니라 역내 경제의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하며 영국의 EU 잔류가 결정되더라도 유럽의 통합을 강화하기 위한 구조적 변화가 필요한 만큼 불안감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것.

2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브렉시트와 관련해 찬성과 반대 의견이 서로 팽팽한 가운데 영국의 EU 이탈이 결정될 이후 상황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6월 초 TV토론에서 이민자에 대한 재정지출 증가 우려로 이탈파가 우세했지만 최근 잔류파인 존 콕스 하원의원의 피살로 잔류파 지지가 다시 소폭 증가했다.

브렉시트 여부는 불확실하지만 만일 영국의 EU 이탈 시 다른 국가에도 EU 회의론이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김경빈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영국내 계층간, 세대간 의견 대립이 격화된 상태에서 투표 경과에 관계없이 사회적 불만과 정치적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EU 탈퇴가 실현될 경우 몇가지 리스크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는데 정치적 문제가 부상될 수 있다. 이탈파가 계획한 바와 같이 2020년 EU 탈퇴를 추진하겠지만 잔류파 캐머런 총리가 사임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이탈파의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 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또 부동산 가격의 대폭 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올해 4월부터 부동산 투자 억제 대책으로 주택시장 여건이 급격히 악화된 가운데 중동, 러시아 등의 해외수요 역시 크게 감소할 가능성이 짙다.

브렉시트로 인한 한국경제에 미치는 충격은 글로벌 경제로의 파급 정도가 관건이다.

씨티(Citi)는 "영국 국민투표에서 EU 탈퇴가 결정돼 인접지역에 미치는 부정적 여파가 클 경우 한국 금융시장에도 자금이탈 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영국의 EU 탈퇴 가능성은 30~40%로 찬성표가 많지 않지만 예단하기 힘들다. 만일 브렉시트가 현실화 된다면 우리나라에도 파급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기준 대외 수출비중을 보면 중국은 26%로 가장 높다. 그 뒤를 미국 13.3%, 유럽연합(EU) 9.1%, 홍콩·중동·남미 등 5.8%를 뒤따르고 있다. 영국은 1.4%로 상대적으로 낮다.

김 연구원은 "한국은 대영국 수출 비중이 낮아 직접적인 영향은 제한적으로 평가된다"면서 "다만 경제주체의 소비아 투자 심리 위축으로 내수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문제는 금융시장의 불안이다. 브렉시트가 현실화된다면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금융시장은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위험 전이 우려 등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면서 원화가치가 하락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외국인 자금의 주식시장 투자비중(29.0%)이 큰 가운데 영국계 자금이 미국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자본유출이 우려된다.

지난 16일 정부가 외화유출입 관련 외환건전성 제도 개편으로 글로벌 위기 대응능력을 제고하고 나섰지만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당분간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EU 회원국들은 브렉시트 발생을 대비한 방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로이터, FT, WSJ에 따르면 드라기 ECB 총재는 유럽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향후 발생가능한 사태에 대비해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스왑라인 구축 등 모든 준비를 갖췄다고 발언한 바 있다.

브렉시트로 인한 유로존 경기하강압력이 늘어나면서 ECB의 양적완화 프로그래 확대와 OMT 시행등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잉글랜드 은행은 브렉시트에 대비해 3억7000만파운드 유동성 공급을 2차례에 걸쳐 시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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