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과거 조직폭력배가 밀수해 중독자 중심으로 소비되던 마약류가 최근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 지난해 부로 마약류 사범이 1만명을 넘어섰다. 정부와 검찰·경찰 등은 마약 유통 차단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최근 향정신성의약품인 졸피뎀 등 마약류를 국내 최대규모 인터넷 중고 거래 사이트인 '중고나라' 등에서 사고 판 마약사범 17명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조사 결과 간호사 A씨는 올 3월 자신이 근무하는 병원에서 입원환자의 졸피뎀 40정을 빼돌려 판매하려 했고, 지난 1월 간호보조원 B씨는 의사 처방을 받은 졸피뎀 204정을 내다 판 것으로 확인됐다. 마약류 구입자 중에는 고등학생도 포함됐다.

앞서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 만난 '조건만남' 성매매 여성들과 마약류를 투약한 조직폭력배 C씨 등 47명이 경찰에 무더기 검거된 적도 있다. 

검거된 이들은 마약을 뜻하는 은어인 '얼음', '차가운 술' 등을 찾는 성매매 여성에게 접근해 필로폰을 나눠 투약하려 한 혐의로 형사 입건됐다. 이들 중 다수는 이전에도 같은 수법으로 마약을 투약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지난 2월부터 3개월 동안의 수사로 무려 50명에 가까운 마약류 사범을 붙잡았다고 전했다.

마약류 유통 창구가 다양화하고 있다.

'2014 마약류 범죄백서'에 따르면 지난 2003년 이래 국내에서 마약류를 대규모로 밀조, 판매하는 마약류 사범은 거의 사라졌지만, 유학생과 외국인 등 학원강사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해외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마약류를 직접 구매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국제우편이나 특송화물을 이용해 신종 마약류를 밀수입 하는 사건도 지난 2005년 67건에 불과하던 것이 지난해 262건으로 10년 만에 4배 가량 증가했다.

신종 마약류도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국내에 유통되는 마약류는 일명 '히로뽕(필로폰)'과 대마초 등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고 있으나, 수년새 신종 마약류의 밀수입량이 늘었다.

일례로 한때 유명 연예인들이 불법 투약한 사실이 잇따라 밝혀져 사회적 논란이 된 '프로포폴' 압수량은 2011년 2000여 앰플(50ml)에서 2012년 2만여 앰플(50ml)로 크게 증가한 바 있다.

이런 과정에서 마약류 사범은 지난해 1만명을 넘어섰다.

지난 4월 정부가 발표한 '마약류 범죄 근절 종합대책'을 살펴보면, 2011년 9174명이던 마약사범은 해마다 늘어 지난해에는 1만1916명으로 1만명을 넘었다.

압수한 마약류의 양도 2013년 7만6000여g, 2014년 8만7000여g, 지난해 9만3000여g이나 된다.

정부는 우선 내달 인천공항에 '특송물류센터'를 신설해 전체 특송화물에 대해 원격판독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검사를 실시하고, 탐지요원 1명과 탐지견 1마리로 편성된 '마약탐지조'를 국제선이 취항하는 공항·항만 등에 투입한다.

또한 전국 14개 지역 '검·경 마약수사 합동반'을 꾸려 인터넷을 통한 마약류 거래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다. 마약수사에 대한 전국 규모 검·경 합동수사를 실시하는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검찰 관계자는 "인터넷 24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고, 마약 관련 용어 게시물 자동검색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인터넷 마약범죄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찰 일선에서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4월부터 경기도내 외국인 밀집지역인 안산과 시흥 등 7개 지구대·파출소에 간이테스트기를 배포하고 사용 방법을 교육했다. 간이테스트기를 이용하면 소변 2방울 만으로 5분 안에 필로폰 등의 양·음성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

경찰은 또 이달 들어 농촌 지역에서 양귀비나 대마를 밀경작하는 농가를 찾아내기 위해 드론을 투입해 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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