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최근 검찰이 롯데그룹에 대한 고강도 수사를 펼치면서 ‘친 이명박(MB) 정부 기업 손보기’라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의 책임자로 고재호 전 사장이 몰리고 있어 주목된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고재호 전 사장이 재임했던 2012년부터 2014년 사이에 대우조선해양에서 빚어진 분식회계(회계사기) 규모는 5조40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955년 강원도 원주 출생인 고 전 사장은 경성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한 뒤 1980년 대우조선에 입사했다. 카이스트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남상태 전 사장과 함께 고 전 사장은 MB 정부와 가까운 인물로 알려졌다. 고 전 사장은 사원에서부터 임원에 오르기까지 선박·해양 영업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영업통이다.
 
2012년 3월~2015년 5월까지 사장직을 지냈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으로 받은 고 전 사장의 보수는 21억5400만원에 달한다.

한편 고 전 사장은 최근 서울중앙지법 재판부에 낸 준비서면에서 "회계처리는 엄격한 외부 감사와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감독 하에 이뤄져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었다"며 "2013·2014 회계연도 당시 대규모 손실에 대해 구체적인 보고를 받지 못했고 전혀 알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계처리를 담당하는 독립적인 회계부서가 있었으며, 자신은 대규모 손실을 고의적으로 감추거나 개인적 이익을 위해 회계수치를 조작하라고 지시한 적이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분식회계에 깊이 관여한 혐의로 지난 25일 구속된 대우조선해양 전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씨는 "(분식회계에 대한) 고재호 전 사장의 지시가 있었나"는 취재진의 질문에 "없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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