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한국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80) 화백의 작품 3점을 위조·판매해 13억여원 챙긴 화랑 운영자가 법정에 서게 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김후균 부장검사)는 사서명위조·위조사서명행사·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등 혐의로 화랑운영자 현모씨(66)를 구속기소했다고 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구에서 화랑을 운영하던 현씨는 2011년 일본을 왕래하는 골동품상 A씨에게서 '이 화백의 작품을 모사해 위작을 만들어주면 유통해 수익금의 50%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을 받았다.

현씨는 알고 지내던 서양화가 B씨와 함께 그림을 그리기로 하고, A씨에게서 일본 회사의 캔버스와캔버스 틀 등을 공급받았다. 도록, 안료 등은 B씨와 함께 직접 준비했다.

이를 이용해 2012년 2~10월 고양시 한 오피스텔에서 '점으로부터'와 비슷한 그림 2점, '선으로부터'를 모방한 그림 1점을 그리고, 이 화백의 서명을 넣어 위작을 만들었다.

그림은 그해 8∼12월 부산과 인사동의 갤러리 운영자 2명을 통해 한 사람에게 팔렸다. '점으로부터' 1점은 4억1500만원에,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는 합계 9억1000만원, 총합 13억2500만원에 판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경찰은 이 화백의 작품인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의 위작들이 2012∼2013년 인사동 일부 화랑을 통해 수십억원에 유통됐다는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시작했다.

일본으로 도주했던 현씨는 지난달 붙잡혀 구속됐고, B씨 등 공범 수사도 계속되고 있다.

검찰은 "현씨와 B씨가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를 모방해 50여점을 위작했다고 진술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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