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참패 반성 전제…갈등 부추기는 김용태·이혜훈 언행 신중해야
[미디어펜=이서영 기자]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 대권주자라고 추켜 세우는 그룹이 등장했다.

이혜훈과 김용태 의원이 분위기를 잡고 있다. 이혜훈 의원은 28일 "유승민은 대권주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 의원은 당권이 아닌 대권으로 가셔야 하는 분"이라고 추임새를 놓았다. 8월 8일 새누리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승민이 당대표 경선에 나갈 경우 내년 대선에 출마할 수 없다는 점을 내세웠다. 당헌 당규상 당권과 대권을 분리시켜 놓았다는 것이다.

김용태도 "유 의원은 우리 당의 소중한 자산"이라고 밝혔다. 한술 더 떠 당에서 그의 대권행보를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강변했다.

유승민 측근들이 이제 본격적으로 유승민 대권 플랜을 가동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승민은 새누리당내 강남좌파이다.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경제민주화와 판박이 경제철학을 갖고 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존중하는 새누리당의 당 정체성에 맞지 않는 인물이다. 야당의 이데올로기를 억지로 들여와 새누리당을 흔드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보수의 가치정당에 적신호를 켜주는 것이다.

유승민은 그동안 좌파들이 제기해 온 사회적 경제기본법안 제정을 주도했다. 대기업에 대한 과도한 반감을 바탕으로 반기업적 규제를 제창했다.

그가 2014년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 국회대표 연설에서 보인 이상행보는 보수진영을 놀라게 만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했다. 대통령의 국정을 적극 지원하고, 옹호해야 할 집권여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의 핵심정책을 국회단상에서 정면으로 비판했다. 회장의 경영철학에 대해 상무나 전무가 반기를 든 것과 같다.

그는 새누리당의 방향에 대해 고통받는 국민의 편에 서겠다고 했다. 정치가 어려움을 겪는 계층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고유한 책무다. 문제는 우리 사회를 1대99의 이분법으로 나눠서 계층간 대립과 갈등을 부채질했다는 점이다. 그는 새누리당이 가진 자, 기득권 세력, 재벌 대기업의 편이 아니라, 고통받는 서민 중산층의 편에 서겠다고 했다.

   
▲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이 유승민 의원을 새누리당 대권주자라고 치켜 세우고 있다. 유 의원은 그들의 부추김에 웃을 일에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부터 돌아봐야 한다. 그리고 집권여당의 의원으로서의 자질부터 제대로 키워야 한다. /사진=연합뉴스

이는 마치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가 재벌편, 부자, 기득권세력만 대변하고 있는 것처럼 비친다. 박근혜정부와 새누리당은 특정 계층의 정당이 아니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모든 국민의 발전을 꾀하는 정부요 정당이다. 합리적 개혁과 보수의 가치를 존중하고 있다. 유승민은 좌파 노무현 정부의 1대99 대립 프레임을 그대로 원용하고 있다. 이를 따뜻한 보수로 치장하고 있다. 좌파이념을 그럴듯한 말로 포장하고 있다.
철학의 혼돈이요, 정체성을 마구 흔들고 있다.

유승민을 여권 대권주자로 만들려는 세력들은 먼저 그의 정체성을 고민해야 한다. 집권여당 원내대표로서 박근혜 대통령에 맞서 국정에 차질을 빚게 한 것은 없었는지 살펴봐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강팎한 모습도 감안해야 한다. 공천기한 직전까지 남아서 당에 부담을 줬다. 무소속으로 탈당하면서 새누리당 후보를 찍지 말라고 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1조를 거론했다. 대한민국은 가장 충실한 민주공화국이다. 아시아에서 가장 선진적인 민주화를 이룩한 나라다. 박 대통령은 국민들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서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가 민주공화국론을 언급한 것은 치졸하다. 박 대통령을 폄훼하는 것이다. 박 대통령의 정통성에 흠집을 내려는 치기가 드러나 있다.

총선 공천과정에서 그는 여권에 심각한 상처를 줬다. 김무성 전 대표, 이한구 공심위원장 등 3자의 행태는 국민들의 신뢰를 상실했다.

유승민은 총선 패배에 주요한 원인을 제공했다. 지금은 그가 개선장군처럼 목소리를 낼 때가 아니다. 자숙하고 성찰해야 한다. 보수의 철학과 이데올로기를 버리고, 좌파정당의 경제민주화와 코드를 맞추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되짚어 봐야 한다. 보수의 본류가 그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점을 중시해야 한다.

그가 복당과정에서 보인 득의양양한 모습은 개운치 않다. 총선 참패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이나 성찰없이 개선장군처럼 돌아왔다. 박 대통령에 대해 반기를 든 것에 대해 최소한의 예의도 보이지 않았다. 원내대표시절부터 줄기차게 박 대통령의 국정을 어렵게 한 것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그의 측근들은 박 대통령을 밟고 가라고 부추기는 것 같다. 김용태는 유승민 대신 당권에 도전하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김용태의 말들은 거칠다. 같은 말이라도, 불쾌감을 주는 것들도 점철돼 있다. 싸가지에 해당한다. 당권도전의 첫 일성은 "친박계가 혁신에 재갈을 물렸다"는 것이다. 지난달 혁신위원장에 내정됐다가 리더십문제로 사퇴하면서도 "새누리당의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황당한 소리를 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을 적극 지지하는 친박계가 원수, 악의 축인 것처럼 매도했다. 박 대통령의 국정을 돕는 것은 새누리당 정치인이라면 당연한 책무다. 대통령의 국정을 지지하는 후보들이 대거 당선됐다. 이들이 대거 당선되고, 대통령의 각종 개혁을 적극 뒷받침하려는 친박계가 타도대상인가? 민주주의가 죽었다고 한 것은 금도를 벗어난 것이다.

그의 입은 정두언, 이재오 등을 연상케 한다. 같은 말이라도 어쩌면 그렇게 상대방이나 다른 사람들을 언짢게 하는 지...그는 말끝마다 친박 강경파가 당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유승민이나 김용태 이혜훈 모두 새겨들어야 한다. 그들의 타도 대상은 같은 동료인 친박의원들이 아니다. 지금은 보수의 빅텐트를 쳐야 한다. 비박 친박 나눌 게 아니다. 범보수를 모아서 두터운 진영을 만들어야 한다. 내년 대선에서 필승의 카드를 내밀어야 한다. 보수 정권을 재창출하지 못하면 모두가 공멸한다.

유승민과 그의 측근들은 그들의 공격대상을 새누리당 동료의원으로 잡지 말아야 한다. 더민주와 국민의 당을 타킷으로 해야 한다. 소위 친박들도 마찬가지다. 이제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친박의 좌장격인 최경환 의원도 신중해야 한다. 민심이 최 의원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새누리 중진들은 보수진영을 한데 모아서 '세키가하라 전투'를 벌여야 한다. 세를 모두 모아서 승리해야 한다.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세키가하라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참모 이시다 미쓰나리를 적장으로 한 서군과의 최후의 결전을 벌여 일본열도를 장악했다. 반기문이든 김무성이든 남경필이든 오세훈이든 원희룡이든 모든 대권후보들을 중심으로 모여서 대선에서 결전을 벌여야 한다.

비박, 친박 모두 분열과 대립 갈등을 조장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 보수의 빅텐트를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 유승민은 보수의 본류는 아니다. 과욕을 부리지 말아야 한다. 주연은 아니다. 그의 사상과 정치철학, 경제 이데올로기를 더욱 다듬고 나와야 한다. 좌파정치와 결연히 결별해야 미래가 있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의 2007년 대선 후보 시절 줄푸세 공약을 주도했다. 정부는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과 질서는 세우는 것이다.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 충실한 경제정책이었다. 보수의 가치를 담았다. 그런 그가 좌파 경제 이데올로기에 경도된 것은 매우 의문스럽다.

이제라도 그는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내에서 책임있는 역할을 하기 바란다. 중진답게 행동해야 한다. 그를 따르는 측근들은 '참을 수 없이 가벼운 언동' 내지 '싸가지 없는' 언행으로 보수지지층의 신뢰를 저버리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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