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정부가 내 놓은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정책에 정작 친환경차는 포함되지 않아 '반쪽자리 정책'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8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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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친환경전용차 아이오닉의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미디어펜 |
미세먼지 배출이 많은 노후 경유차 교체를 유도하기 위해 2006년 12월31일 이전에 신규등록된 경유차를 폐차 등 말소등록하고 신규 승용차를 사면 6개월 간 개별소비세 70%를 감면해주기로 한 것이다.
또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 등을 감안해 신규 승합, 화물차 구입시에도 취득세를 감면해줄 예정이다.
하지만 자동차 전문가들은 정작 세금 감면 혜택에 친환경차는 빠져 있어 반쪽짜리 지원책이 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이번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정책이 미세먼지 주배출원인 경유차 감축을 유도해 환경문제에 대응하고 국민건강 증진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취지에 부합하고 대기환경 개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면 친환경차 구입을 유도하는 정책이 추가로 나와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차 중 보급이 가장 활성화 돼 있는 하이브리드카의 경우 이미 개별소비세 130만원 한도(교육세 포함), 취득세 140만원 한도 등 총 310만원(공채 할인 기준)의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전기차 또한 개별소비세 200만원 한도, 교육세 60만원 한도, 취득세 140만원 한도의 세금 감면을 비롯 각 지자체의 보조금이 추가로 지급된다.
이렇듯 주요 친환경차들에 대해 이미 각종 세금 대부분을 면제해 주고 있어 이번 정부의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정책에서는 소외되는 꼴이 돼 버렸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상대적으로 친환경차 이외의 일반차들의 판매 경쟁력이 강화됨으로써 그나마 판매확대를 노리고 있는 친환경차 시장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 확실시 되고 있다.
세계 여러 국가들이 친환경차 시장 확대를 위해 각종 지원 정책을 내놓는 마당에 이처럼 친환경차 판매 경쟁력을 하락시키는 방향은 환경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노후 경유차를 폐차하고 현재의 강화된 환경규제를 받는 자동차 또는 친환경차를 구매할 경우 환경개선 효과가 뚜렷이 나타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0년 전 노후 경유차들은 배출가스 규제 '유로 1~4' 기준에 해당되는 차량으로 질소산화물(NOx)과 미세먼지(PM)를 km당 0.50g~0.25g, 0.14g~0.025g 이하로 내뿜던 차량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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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아차의 친환경전용 SUV 니로/미디어펜 |
현재 규제 수준인 유로6의 경우 질소산화물과 미세먼지 배출 수준은 km당 0.08g과 0.005g으로 10년 이전과 비교하면 최대 6.3배와 28배 각각 강화됐다.
이번 정부의 노후 경유차 폐차 지원 정책을 통해 유로4 디젤차를 타던 사람이 이를 폐차하고 유로6 디젤차를 구입한다고 가정하고 단순 계산하면 1년에 차량 한 대당 질소산화물은 5kg에서 1.6kg으로 3.4kg, 미세먼지는 0.5kg에서 0.1kg으로 0.4kg 감소하게 된다.(1년 2만km 주행 가정)
현재 도로를 달리고 있는 10년 이상 노후 경유차 320여만대 가운데 5%인 16만대만 이런 식으로 교체된다고 하면 1년 간 질소산화물은 54만4000kg, 미세먼지 6만4000kg이 감소하게 된다.
더욱이 유로6 디젤차가 아닌 하이브리드나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전기차를 구입할 경우에는 환경개선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또한 이번 정부의 정책에는 또 하나의 문제점이 내제되어 있다.
현재 중고차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량의 가격과 세금감면 해택을 비교하면 해택을 볼 수 있는 쪽은 폐차보다 매입이라는 것이다.
10년된 싼타페나 단종된 테라칸만 놓고 보더라도 현재 중고차 가격은 300~500만 원가량이다. 하지만 현재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개소세 인하해택은 최대 100만원으로 오히려 폐차를 하는 것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정부의 정책이 전형적인 탁산공론으로 비춰지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친환경차량의 시장정착을 목소리 높이고 있으면서도 특별해택에선 메리트를 주지 않는 것은 언행일치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며 “보다 적극적인 친환경차 장려책에 힘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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