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서울 강서구 재력가 대상 청부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전 서울시 의원이 살인에 앞서 범한 비리 혐의에 대해 징역을 확정지었다.

서울고법 형사1부(이승련 부장판사)는 뒷돈과 함께 부동산 관련 청탁을 받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김형식 전 서울시 의원(46)의 항소심에서 실형을 선고했다고 8일 밝혔다.

징역 3년 및 벌금 4000만원, 추징금 4억8300만원이 선고됐으며 이는 벌금이 1000만원 줄었을 뿐 1심과 형량이 같다.

재판부는 "정치인으로서 지역구 내 많은 부동산을 보유한 재력가에게 로비를 받거나 정치자금 명목으로 금품을 수수해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미 다른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돼 복역 중인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에 따르면 김 전 의원은 재력가 송모씨(사망 당시 67세)로부터 부동산 청탁과 함께 5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민원을 해결해주지 못해 압박에 시달렸고, 친구 팽모씨(46)에게 지시해 청부살해한 혐의로 지난해 8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김 전 의원은 또 송씨와 경쟁하던 웨딩홀의 신축을 저지해주는 대가로 4000만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뇌물), 철도부품업체 AVT 대표 이모씨(57)에게 정치자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마곡지구 아파트 하청공사를 수주하게 해주는 명목으로 1300만원을 수수한 혐의(변호사법 위반)도 받았다.

한편 재판부는 김 전 의원의 형량을 혐의별로 나눠서 선고했다. 피선거권과 관련된 혐의는 따로 선고해야 하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특가법상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징역 2년 및 벌금 4000만원과 추징금 7000만원, 변호사법 위반 혐의는 징역 1년 및 추징금 5억13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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