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에서 경찰의 흑인 총격사건에 항의하는 시위 도중, 저격범이 경찰을 향해 조준사격을 가해 5명의 경찰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을 저격한 용의자 1명은 "백인 경찰을 죽이고 싶었다"고 주장했으며, 경찰과 대치 중 경찰이 터뜨린 폭탄에 의해 숨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댈러스 경찰은 7일(현지시간) 저녁 8시 45분께 이틀 연속 발생한 경찰의 총격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댈러스 시청에서 800m가량 떨어진 거리를 행진하는 도중 4명의 총격범이 경찰을 향해 조준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12명의 경찰이 총격을 당해 이 중 5명이 숨졌고, 시민 2명도 부상했다.
4명으로 추정되는 용의자 중 1~2명이 시위 현장 부근의 빌딩 위에 무장 매복해 있다가 경찰을 향해 조준사건을 가해 경찰의 피해가 컸다고 CNN방송 등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데이비드 브라운 댈러스 경찰서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용의자들이 인근 주차장의 지대가 높은 곳에 매복해있다가 공격한 것 같다"며 "가능한 한 많은 경찰을 죽이거나 다치게 할 생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여성 1명을 포함한 용의자 3명을 구금했다. 그러나 25살의 흑인남성 미카 존슨으로 알려진 다른 용의자 1명은 경찰에 투항하지 않고 한동안 대치하다 경찰이 터뜨린 '로봇폭탄'에 의해 숨졌다.
일부 언론은 숨진 저격범 미카가 "미 육군에서 근무한 전역 군인"이라고 보도했다.
브라운 경찰서장은 미카 존슨이 "협상 과정에서 흑인을 총격한 경찰에 강한 분노를 드러냈다"고 밝혔다.
미카 존슨은 또한 댈러스 곳곳에 폭탄을 설치해 놨다고 주장해 경찰이 두 차례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당시 시위대 수백 명은 지난 5∼6일 루이지애나와 미네소타에서 경찰의 총격으로 흑인이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던 중이었다.
총격이 발생하기 전까지 해당 시위는 평화롭게 진행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번 공격이 경찰의 흑인 총격 사망사건에 대한 반발인지, 또 다른 동기가 있는 것인지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숨진 저격범 미카 존슨을 제외한 용의자 3명의 인종은 알려지지 않았다.
댈러스 경찰은 한때 용의자들이 외부 테러조직과는 연계 가능성을 조사했으나, 그렇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역 방송 등이 촬영한 현장 영상에는 시위 말미에 시위대가 거리를 행진하는 도중 갑자기 여러 발의 총성이 들리자 군중이 급히 흩어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이후 경찰 특수기동대(SWAT)가 헬기 등을 동원해 용의자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일대가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미국 연방항공국은 이날 댈러스 상공에 긴급 구호 목적의 항공기를 제외한 항공기 통행을 제한하기도 했다.
이날 경찰관 피격은 최근 잇단 경찰의 흑인 총격 살해에 따른 후폭풍이 미국 전역에 확산하는 상황에서 발생했다.
경찰의 흑인 과잉 진압에 대한 반발이 커지는 가운데 시위 도중 경찰을 조준사격으로 저격하는 사건까지 맞물리면서 파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폴란드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경찰에 대한 잔인하고 비열한 공격이 있었다"며 "이런 폭력은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 무의미한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은 반드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CNN방송은 이번 사건에 대해 "2001년 9·11 테러 이후 단일 사건으로 미 경찰이 가장 많이 숨진 사건으로 기록됐다"고 보도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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