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터키가 잦은 테러에 이어 쿠데타까지 겪으면서 경제 불안이 심화되고 있다. 리라화 가치는 하락일로에다가 여행객 감소로 관광대국이라는 명성도 크게 퇴색됐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지시간 16일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달러 대비 리라화 환율은 전장 대비 4.22% 급등해 달러당 3.0157리라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환율 급등은 화폐가치 급락을 뜻한다. 이는 올해 1월26일(3.0213리라) 이후 거의 6달 만의 최고치다.

리라화 환율은 15일 밤 발생한 쿠데타 소식에 한때 5.42%나 치솟기도 했다.

이날 리라화 가치 하락 폭은 2008년 이후 가장 컸다.

리라화 가치 폭락은 군부가 일으킨 쿠데타가 직접적인 원인이었지만 투자자들은 정치 불확실성을 이유로 터키 금융시장에서 불안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단기 유동성에 의존도가 높은 터키 경제가 이미 내정 불안에 휩싸였는데 쿠데타가 불안감을 증폭시켰다고 보도했다.

터키는 이미 두 차례의 총선을 치렀고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쿠르드 반군의 공격에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터키군의 러시아 전투기 격추 사건 이후 가해진 러시아의 경제제재도 터키 경제에 악재가 됐다.

터키의 한 은행가는 FT에 "테러리즘과 쿠데타, (테러 등에 대한) 정보 부족이라는 문제를 우리는 갖고 있다"며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투자를 끌어오기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는 신흥시장에서 나름 탄탄한 성장세를 유지해왔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 터키의 올해 예상 경제성장률은 3~4%로 작년 4.5%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관광산업 타격도 크다. 터키 정부는 올해 5월 관광업 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 줄었다고 설명했다.

유명 관광지에서 올해 들어서만 7차례의 테러가 발생해 터키로 향하는 관광객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올해 1월12일 최대 도시인 이스탄불의 대표적 관광지 술탄아흐메트 광장에선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독일인 관광객 9명을 포함한 10명이 숨지고 15명 이상 다쳤다. 부상자엔 한국인 관광객도 포함됐다.

3월3일엔 술탄아흐메트 광장에서 5km남짓 떨어진 베이람파사의 한 경찰서가 여성 무장 괴한 2명에게 수류탄과 총격을 당했다. 다행히 경찰 피해는 크지 않았고, 괴한 2명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19일엔 이스탄불 최대 번화가인 이스티크랄 가에서 또 폭탄 테러가 발생, 36명(외국인 12명)이 부상당했다.

이후 4월10일 이스탄불 메시디에코이 버스정류장 급조 폭발물 테러로 3명이 다쳤고, 5월12일 터키군을 대상으로 한 시한폭탄 테러로 군인과 민간인 여성 등 8명이 중상을 당했다.

6월들어서는 7일 이스탄불 베즈네실러에서 경찰 통근버스 폭발 테러로 11명이 숨지고 36명이 중상을 입었다. 같은달 28일 이스탄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에서 IS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연쇄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36명이 숨지고 147명이 다쳤다.

FT는 "외환시장 성패의 중요한 척도인 여행 분야는 아타튀르크 공항 공격 등 테러로 이미 심한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