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계좌이체 때 잘못 송금하는 피해가 늘고 있다. 계좌번호나 금액을 잘못 기입해 송금하는 건수와 금액이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이중 절반가량은 돌려받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용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권 착오송금 반환청구 현황'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 착오송금 반환 청구 건수는 28만8000건이며 액수로는 7793억원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착오송금 대부분은 계좌기재착오(8만6000건, 2129건)와 계좌입력오류(11만5000건, 2620억원) 등이었다.
연도별로 보면 2011년 4만5000건(1239억원)이었던 것이 2015년 6만건(1828억원)으로 매년 늘었다. 하지만 이중 절반가량을 돌려받지 못했다.
미반환 현황을 보면 최근 5년간 13만6000건(3519억원)이 주인에게 돌아가지 못했다. 특히 매년 미반환 건수는 큰 폭으로 증가해 2011년 2만건(570억원)에서 2015년 3만건(836억원)으로 늘었다. 반환거부, 무응답, 연락두절이 대표적 사례다.
송금인이 수취인에 돈을 돌려달라고 할 권리가 있지만 반환을 동의해주지 않을 경우 개별적으로 민사소송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싸움을 벌일 수 밖에 없다.
계좌이체 거래에서 중개기관인 은행은 고객의 착오송금이 있더라도 임의로 송금을 취소할 수 없고 반드시 수취인의 반환 동의를 먼저 받아야 한다. 송금인이 제대로 입금한게 맞는데도 거래를 되돌리기 위해 착오송금이라고 속이고 반환청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금융당국은 오는 10월부터 착오송금 수취인이 반환에 동의한 경우 반환처리가 즉시 이뤄지도록 할 방침이다. 착오송금의 미반환 피해가 수취인이 반환을 거부하는 경우에 발생하는 만큼 이에 대한 예방과 홍보도 함께 병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 의원은 "은행들이 송금 등에서 간소화를 진행하고 있지만 이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금융당국이 그간 규제완화에만 치중하고 사고 예방에 미흡한 부분이 있었는지 전반적으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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