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건설사인 대우건설 사장 공모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사장 추천위원회가 두차례에 걸쳐 결정한 후보에 대해 산업은행이 퇴짜를 놓았다.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이뤄진 사장 후보 결정에 대해 아무런 이유나 설명없이 연기했다.
이해할 수 없다. 사추위를 왜 가동했는지 의문이다. 이럴 바에야 산업은행이 아예 입맛에 맞는 사람을 찍어서 내려보내지 그랬는가 싶다. 후진적인 인사를 하려 한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
사장 선임이 두 번이나 파행된 것을 둘러싸고 뒷말이 무성하다. 친박계 실세 국회의원 S, Y씨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다. 권부에서 대선켐프 출신을 밀려고 한다는 이야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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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건설 사장 선임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다. 사추위에서 결정한 후보에 대해 산업은행이 석연찮은 이유로 승인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임 사장은 사추위 평가대로 이뤄져야 한다. 이동걸 산은회장이 한 행사에서 인삿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대우건설 사장 선임은 절차대로 가야 한다. 순리를 지켜야 한다. 사추위에서 결정한 인사를 산은이 승인하면 된다. 왜 석연찮게 연기하고, 퇴짜를 놓아서 오해를 자초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산은은 사추위를 더 이상 웃음거리로 만들어선 안된다. 산은은 지난 5월 내부인사 2명 후보에 대한 선임절차를 중단시켰다. 다시 사장 재공모를 한다고 했다. 갈팡질팡했다. 지난 6월 재공모 결과, 5명에 대한 면접을 거쳐 사장후보가 2명으로 압축했다. 내부, 외부 한명씩 추렸다.
사추위에서 최고 점수를 받은 후보는 내부출신이라고 한다. 경영능력과 조직관리, 인품 등에서 사내에서 신망을 받고 있다. 문제는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후보에 대해 산은이 승인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
사추위 안팎에선 산은이 5명 중 가장 점수가 낮은 후보를 선임하려 한다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아파트 건설전문 H사 사장 출신이라고 알려져 있다. 아파트 전문가는 대우건설에도 넘쳐난다.
대우건설의 연간 아파트 물량이 H사의 3배가 넘는다. 사추위가 산은의 무리한 인사방침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대우건설 주력은 해외사업들이다. 매출의 50%이상 된다. 플랜트 토목 등이 강점이다. 최고경영자는 해외사업 경험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아파트 건설사 출신을 임명하면 대우건설 조직장악력도 의문시된다.
매출 10조원의 국내 리딩건설사를 경영하려면 강력한 조직장악력과 일사불란한 리더십이 필수적이다.
해외건설 경험이 없는 인사가 낙하산으로 내려온다면 대우건설의 경영에는 심각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이미 결격사유가 밝혀졌는데도 사장으로 임명한다며 후폭풍이 거셀 것이다.
박근혜 정권의 연줄로 내려온 외부인사를 임직원들이 따를지도 감안해야 한다.
사추위에서도 이 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리한 인사를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대우건설 사장은 순리대로 해야 한다. 재공모 결과를 무효화하려는 것은 심각한 역리다. 3차 공모로 가는 것은 ‘망사(亡事)’가 될 것이다.
사추위의 민주적 사장 선임 절차를 존중해야 한다. 산은이 염두에 둔 인물에 대해 사추위원들을 설득하지 못한다면 고집부리지 말아야 한다.
정치권에선 공연히 대우건설 사장 공모에 간여해선 안된다. 권력의 연줄로 특정후보를 내려보내려 한다면 공기업 경영선진화와 자율경영은 형해화된다.
능력이 검증안된 인사가 선임돼 경영이 부실해지면 국민혈세를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투명한 선임절차를 통해 가장 능력있는 후보가 결정돼야 한다.
사추위원들의 점수를 가장 많이 받은 후보가 순리대로 선임돼야 한다. 대우건설 사장 자리를 정권의 전리품으로 간주하는 것은 결코 안된다.
산업은행은 이미 대우조선의 대규모 경영부실로 홍역을 치렀다. 전임 남상태 고재호 사장 시절 10조원대 분식회계가 최근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지난해 10월에는 4조원이 수혈됐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부실로 재무구조가 취약해졌다. 산은의 관리감독 부실이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전임 홍기택 낙하산회장의 무능한 경영과 대우조선 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대우조선으로 혼쭐이 난 산은이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큰 일이다. 이동걸 회장은 무리한 인사를 하려 해선 안된다. 이회장은 사추위의 결정을 존중하라.
[미디어펜=편집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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