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임창규 기자]내달 3일께 있을 일본 개각을 앞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61) 총리의 인사 스타일이 주목받는 가운데 그의 각료 중용은 이 같은 '3분류'가 가능하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4일 소개했다.

첫째는 '맹우(盟友·어떤 일에 대해 서로 굳게 맹세한 동지) 겸 베테랑' 그룹이 있다.

대표적으로 2012년 12월 제2차 아베 내각 출범 이후 줄곧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아소 다로(麻生太郞·75) 부총리 겸 재무상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67) 관방장관이 여기에 속한다.

아소의 경우 외조부가 총리(아베는 기시 노부스케, 아소는 요시다 시게루)라는 공통점이 있는데다 외교정책 면에서 아베와 생각이 매우 비슷하다고 닛케이는 소개했다. 더욱이 아베와 아소는 이번 정권 이전에 총리로서 1년 만에 물러나는 뼈아픈 실패를 경험했다는 공통점까지 있어 상대의 고민 등을 잘 안다.
    
지난달 아베가 소비세율 인상 재연기를 결정하기 앞서 아소가 한때 '중의원을 해산해 결정에 대한 신임을 물어야 한다'는 등 이견을 냈지만 결국 큰 파열음을 내지 않고 아베의 뜻을 따른 것은 이런 관계의 산물로 보인다.

스가 장관은 일본인 납북자 문제를 매개로 아베 총리와 신뢰를 쌓았다. 그는 2006년 제1차 아베 정권 출범의 일등공신이자, 아베의 '재등판'을 가능케 한 2012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때 아베에게 출마를 강력하게 촉구한 인물이다. 아베 총리는 현안과 관련해 "스가 짱('씨'의 친근한 표현)에게 맡기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고 닛케이는 소개했다.

또 정치자금 부정 의혹으로 지난 1월 사임한 아마리 아키라(甘利明·66) 전 경제재생담당상도 '맹우 겸 베테랑' 그룹에 속한다.

두 번째는 '측근'과 '친구' 그룹이다.

시오자키 야스히사(鹽崎恭久·65) 후생노동상,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59) 경제재생담당상 등이 그에 해당한다. 아베는 소장파 의원때부터 이들과 함께 소모임을 결성해 깊은 교류를 해왔다.

거기에 더해 각료 재임중 야스쿠니(靖國) 신사에 참배해온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55) 총무상 역시 16년 전 아베가 모리 요시로(森喜朗) 내각에서 관방부(副)장관을 맡았을 때부터 '아베 응원단'을 자임했던 측근이다.

마지막 세 번째는 차기 총리 자리를 노리는 '포스트 아베' 그룹이다. 자신과의 관계가 미묘할 수밖에 없는 차세대 주자들을 내각에 넣어둠으로써 '운명 공동체'로 엮이게 하는 포석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자민당 내 '비둘기파'의 거두인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58) 외무상과, 2012년 총재선거때 자신과 치열하게 경쟁했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59) 지방창생담당상이다.

자민당 안에서 독자 행보를 하면서 세력을 키울 수 있는 중진들에게 각료직을 맡기는 데는 그들의 운신 폭을 좁히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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