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주요언론 보도에 따르면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은 서방이 핵합의안(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을 파기할 경우에 대비한 후속계획을 이미 세웠다고 밝혔다.
살레히 청장은 이날 국영 방송과 인터뷰에서 "상대방(서방)이 JCPOA를 어겼을 때 신속한 원상복귀를 위해 필요한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베흐루즈 카말반디 원자력청 부청장도 현지 언론에 "한 달 반(약 45일) 이내에 (핵합의 이전 수준까지) 우라늄 농축용 원심분리기와 핵물질을 늘릴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알리 라리자니 이란 의회 의장은 20일 미국의 JCPOA 이행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 "원자력청은 관련 규정에 따라 이란이 원하는 어떤 수준의 농도라도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핵시설을 가동할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의회에 보고하라"고 요구했다.
이란은 제재 해제가 선언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미국의 미온적인 태도 탓에 이란과 금융 제재가 풀린 유럽의 주요 금융 기관이 여전히 이란과 거래하지 못한다면서 '스냅백'(핵합의 이전으로 원상복귀하는 것)을 거론하고 있다.
핵협상을 반대하는 공화당이 장악한 미국 하원이 보잉사가 이란에 민항기를 판매하지 못하는 법안을 가결한 것도 불안 요소다.
살레히 청장은 "이란의 중수 40t을 러시아로 판매하는 절차가 마무리됐고 곧 서명하게 될 것"이라며 "유럽의 대기업이 이란의 중수 구입에 관심을 보여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JCPOA에 따라 이란은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을 생산하기 쉬운 아라크의 중수로를 해체하고 경수로로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 향후 중수로 재개 가능성을 막기 위해 중수를 해외로 반출하기로 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이달 11일 "미국으로 중수 32t을 판매하고 대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미디어펜=임창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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