쉑쉑버거로 불붙은 수제버거 국내 진출 성공할까?
한동안 성장이 주춤하던 ‘수제버거’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일명 ‘쉑쉑버거’로 이름난 미국 3대 수제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이 한국에 상륙하면서 프리미엄 수제 버거 열풍이 또 다시 불붙고 있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1호점인 ‘쉐이크쉑 강남점’이 지난 22일 공식 오픈한 가운데 쉑쉑버거를 맛보기 위한 고객들로 매장 일대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오픈을 앞둔 지난 21일 밤에는 미리 줄을 선 대기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오픈 당일 1500여명에 육박하는 대기자들로 대기 줄이 300m에 이르면서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 허희수 SPC그룹 마케팅전략실장./SPC그룹


쉑쉑버거의 한국진출은 제빵기업인 SPC가 외식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미국 본사와 독점 운영 계약을 체결하면서 추진된 야심작이다. 

뉴욕 명물인 쉑쉑버거가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에 오픈 전부터 일반 대중들의 관심이 증폭돼 왔지만, 업계에서도 이 같은 SPC의 행보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 왔다.   

이는 허영인 SPC 회장의 차남인 허희수 마케팅전략실장이 전면에 나서 진두지휘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허 실장은 지난 2007년 SPC그룹에 입사해 경영수업을 시작, SPC그룹 미래사업부문장(상무)를 거쳐 2014년 계열사 BR코리아 전무로 승진했다. 허 실장은 그동안 경영에 관여하지 않다가 지난해 3월 삼립식품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면서 본격적인 3세 경영을 알렸다.

업계에서는 사실상 쉑쉑버거의 국내 도입을 허 실장의 경영 데뷔작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쉑쉑버거의 성공여부는 허 실장의 첫 경영행보를 평가하는 잣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에서 수제버거 전문점이 성공한 사례가 전무하기 때문에 허 실장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제버거는 2010년대 웰빙 바람과 맞물리면서 한때 제1의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그러나 기존 버거에 비해 두 배 가량 비싼 ‘가격장벽’을 넘지 못하면서 소비자의 외면을 받았다.

‘크라제버거’와 ‘모스버거’가 대표적이다. 지난 2007년 25개 매장으로 시작한 크라제버거는 2011년 92개로 급성장했다. 그러나 2013년 매장이 60개 수준으로 급감 한 후, 매출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현재 해당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크라제인터내셔날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지만, 이마저도 순조롭지 않은 상태다.

일본 1위 수제버거 브랜드 역시 국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012년 국내 진출 당시 ‘50개 매장을 열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현재 전국에서 운영 중인 매장은 8개에 불과하다.

   
▲ 일명 ‘쉑쉑버거’로 이름난 미국 3대 수제 버거 브랜드 쉐이크쉑이 한국에 상륙하면서 프리미엄 수제 버거 열풍이 또 다시 불붙고 있다./SPC그룹


가격부담이 수제버거의 최대 난관인 가운데 쉐이크쉑의 가격 또한 만만치 않다. ‘쉑버거’ 6900원, ‘스모크쉑’ 8900원, 버섯 패티가 들어간 채식 ‘슈룸버거’ 9400원, 고기 패티와 슈룸이 합쳐진 ‘쉑 스택’은 1만2400원이다. 세트 메뉴가 따로 없어 버거와 음료, 사이드 메뉴를 따로 시키면 1만5000원을 훌쩍 넘긴다.

이와 관련해 SPC측은 “쉑쉑은 다른 햄버거와 달리 패스트푸드가 아니고 고급 레스토랑인 파인 다이닝을 지향한다”며 “미국 현지와 같은 수준으로 책정했고 일부 가격이 높다는 주장은 환율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등도 수제버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치열한 전쟁이 예상된다.

맥도날드는 지난해 8월 ‘시그니처 버거’를 선보인 후 현재 전국 49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패스트푸드업계 중 수제버거를 선보인 것은 맥도날드가 처음이다. 시그니처 버거는 프리미엄 패티를 포함해 20가지가 넘는 재료를 소비자가 직접 고를 수 있다.

시그니처 버거는 출시 당일 1000개 이상이 팔릴 정도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맥도날드는 출시 4개월 만에 시그니처 버거 플랫폼을 서울과 경기지역에 13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앞으로 전국적으로 시그니처 버거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롯데리아는 지난 1일 주문 즉시 만들어 내는 ‘AZ 버거’를 출시하면서 수제버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좋은 재료와 맛을 A부터 Z까지 모두 담겠다’는 뜻을 담고 있는 AZ버거는 출시 후 일명 ‘아재버거’로 불리며 호평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햄버거 시장에서도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일반 버거에 비해 두 배 가량 이상 비싼 가격이지만, 가볍게 먹는 간식이 아닌 식사대용으로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수제 버거의 성장세가 기대된다”고 말했다.[미디어펜=백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