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정치에 빠져 집권여당의 정석 외면…이념·가치관 통합부터
   
▲ 이신훈 새마음포럼 사무총장
새누리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또다시 계파간의 갈등에 휩싸였다. 한 달 전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으로 계파갈등이 봉합되나 싶었더니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또다시 점화된 것이다.
 
새누리당은 언제쯤이면 집권여당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까? 아직 20여개 월이나 남은 살아있는 권력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새누리당을 볼 때 전당 대회에서 누가 당권을 장악해도 별다른 희망이 안 보인다.
 
새누리당의 이 같은 사태는 어찌 보면 예견된 일일지도 모르겠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 치러진 첫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대표가 취임함으로 정부와 집권여당은 동일선상에서 출발하게 되었지만 가는 길은 상당히 달랐다.
 
정권 초기부터 차기 대권 주자에 대한 얘기들이 나오면서 김무성 전 대표는 늘 1위를 고수했고 그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몰렸다. 대통령은 임기 내에 업적을 남기기 위해 여러 개혁안을 추진하지만 여당 대표는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자기정치의 길을 가기 시작했다.
 
첫 신호탄은 코레일 노조 협상이다. 당시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노조와의 협상에서 법과 원칙을 고수했지만 여당 대표가 청와대와 교감 없이 독단적으로 노조와 협상을 하는 바람에 정부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던 것이다.
 
대통령과 김 전 대표와의 갈등은 개헌 문제로 절정에 달했다. 당시에는 대통령이 강경하게 반대하여 김 전 대표가 꼬리를 내리긴 했으나 요즘은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졌다고 판단했는지 또다시 개헌론을 내밀었다. 집권여당의 유력한 정치인에게 이렇게 뒤통수 맞는 정권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 새누리당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또다시 계파간의 갈등에 휩싸였다. 사진은 녹취록 파문의 최경환 의원(오른쪽)과 윤상현 의원. /사진=연합뉴스

박근혜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국정원 댓글, 세월호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통진당 해산과 전교조 법외노조 등 국가정체성 확립을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지금은 올바른 역사 교과서 국정화 문제와 노동개혁 등 역대 정권들이 손대기 꺼려했던 부분을 추진하고 있으나 총선패배와 잇따른 친박계에 대한 구설수 및 개헌론에 잡혀 힘을 못 쓰고 있는 형국이다. 오히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의 소위 비박계들은 하루라도 빨리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을 보고 싶어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 정도로 박근혜 정권의 힘 빼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또한 총선 참패의 원인을 공심위와 친박계의 패권으로 책임을 전가하려는 당 대표의 무책임한 발언, 도장들고 나르샤로 국민들로 하여금 결정적으로 등을 돌리게 만든 어처구니없는 행동으로 총선 참패를 가져 왔고 새누리당을 분열과 정쟁의 어둠속으로 몰아가는 사태를 제공했다
 
지금은 대통령 임기 중반기를 넘어 정권을 완성해야 하는 시기이다. 아직 제대로 불조차 붙이지 못한 개혁들을 추진해야 하며 그러한 노력이 국민들로부터 인정을 받아야 정권 재창출도 얻어 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작금의 새누리당을 보면 김무성 제 2탄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지난 2년간 청와대와 여당은 각자의 노선을 걸었다. 집권 여당 대표는 정권 성공 보다는 자신의 대선 행보를 걸어왔고,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 또한 비박이 아닌 비주류 후보 단일화로 자기 계파를 당권후보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공연히 천명한 상태다. 그는 물론 계파 청산을 주장하고 있다.
 
8월에 치러질 전당대회는 새누리당 역사를 갈라놓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다. 지금이야 전당대회에 관심이 쏠리겠지만 그 후에 집권여당으로서의 정석을 향하지 않고 차기 대권에만 관심을 쏟는다면 새누리당은 내년엔 당명부터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정부와 집권여당은 하나의 이념과 가치관으로 통합해야 한다. 이들은 정치운명의 공동체다. 정부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한 목표를 설정하고 새로 선출되는 여당 지도부와 청와대는 같은 꿈을 꾸어야 한다. 더구나 아직도 대통령 임기는 많이 남았다. 자신들의 손으로 이룩한 박근혜 정부를 자신들 손으로 무너뜨리고서는 무슨 염치로 국민들에게 대통령을 만들어 달라고 표를 구걸한다 말인가? 집권여당으로서의 정석은 무엇인지 다시 되물어야 할 때이다. /이신훈 새마음포럼 사무총장 
[이신훈]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