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계의 각 수장들이 무더운 여름을 한층 더 달구고 있다. 휴가철이 시작됐지만 CEO들의 일정은 쉴틈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휴양지 대신 자택을 택하는 등 하반기 사업계획 구상을 가다듬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주요해외시장들의 새로운 전략과 국내시장 경쟁력 방어를 위해서다.
더욱이 상반기 내수 성장을 거둔 것과는 달리 하반기에는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경기 부진으로 시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 탓에 내부 분위기도 추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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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의 (왼쪽)정몽구 회장과 (오른쪽)정의선 부회장/미디어펜DB |
30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각 브랜드 수장들은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재충전과 함께 하반기 '현안 살피기'에 나설 예정이다.
올해 국내 완성차업계는 일제히 다음달 첫주에 여름 휴가가 시작된다. 각 제조사마다 공장 가동을 멈추고 생산 인력이 휴가를 떠날 예정인 만큼 수장들 역시 숨 고르기에 들어간다.
먼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여름휴가 시즌에 진입하는 다음달 첫주에 맞춰 휴가를 내고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경영 전략을 구상·점검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정몽구 회장은 지난 18일 해외법인장 60여명을 소집, 직접 지역별 상황을 점검하는 등 하반기 운영에 고삐를 조였다. 이 기간 아들인 정의선 부회장도 별다른 계획 없이 자택에 머물며 경영 이슈들을 챙길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현대자동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43%로 전년동월 대비 3%포인트 가량 떨어졌다. 같은 기간 현대·기아차의 국내외 판매 대수도 총 385만2070대로 전년동기보다 2.4% 감소했다. 이에 판매 부진을 타개할 전략을 짜는 데 집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현대·기아차는 신차 출시, 고급 프리미엄 차량 출시, 친환경차 라인업 확충 등을 앞세워 하반기 시장 공략과 함께 하반기 점유율 상승을 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별도 휴가보다는 자택에서 현안에 대한 경영전략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본다"며 "이 기간동안 특별한 출장 계획도 잡혀 있지 않아 평소 패턴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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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지엠의 제임스 김 사장/미디어펜 |
한국지엠의 제임스 김 사장은 8월 첫주 짧은 일정으로 휴가를 계획하며 개인 일정을 소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지엠은 정부로부터 친환경차 보조금과 세제 혜택을 받지 못한 신형 말리부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판매 전략 등 현안 과제가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제임스 김 사장은 이를 비롯해 하반기 고성능 모델인 신형 카마로SS의 판매 추이를 살피면서 주행거리연장전기차 볼트 출시에도 신경쓸 계획이다.
한국지엠 측은 "휴가 일정이 구체화됐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대체적으로 신차 출시 및 국내시장 상황을 살피면서 향후 경영전략 구상을 짤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에 내수와 수출을 합쳐 모두 7만4000여대를 판매한 쌍용자동차 최종식 사장도 현안 살피기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쌍용차는 티볼리와 티볼리에어가 나란히 인기를 누리고 있어 올해 9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두 차종은 올 상반기 판매 호조를 보이며 쌍용차의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렸다.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은 이번 여름 휴가를 즐기기 힘든 상황이다. 폭스바겐 연비 및 배출가스량 조작사건에 연루돼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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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자동차 박동훈 사장/미디어펜 |
르노삼성은 오는 9월 중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QM6 출시를 앞두고 있다. QM6는 하반기 SM6와 함께 르노삼성차를 이끌 주력차종인 만큼 이와 관련된 하반기 전략 수립에 힘쓸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국내 자동차시장 상황은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며 "상황이 이렇기에 하반기 회사 안정화와 경영 구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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