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최근 울산에서 악취 신고가 집중된 지역에서 신고 시간대에 유독성 대기오염 물질인 아황산가스(SO2) 농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아황산가스 농도가 증가한 곳은 울산석유화학공단과 인접한 남구 야음동으로 "울산 악취는 공단에서 배출된 것으로 보인다"는 '부산·울산지역 가스·악취 민·민관 합동조사단'의 추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29일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야음동에 설치한 대기측정망의 아황산가스 시간대별 농도는 23일 12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시간당 최저 0.034∼최고 0.053ppm으로 측정됐다.
23일 자정부터 오전 11시까지 시간당 평균 농도는 0.002ppm이다. 두 시기의 아황산가스 농도를 비교하면 최고 26.5배나 차이가 난다. 아황산가스 농도는 23일 오후 9시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24일 오전 4시부터 시간당 0.002∼0.003ppm 수준으로 다시 떨어졌다.
야음동과 인근 선암동, 부곡동 등지에서 울산시와 소방본부에 악취 신고 34건이 무더기 접수된 시간은 23일 오후 1시 50분부터 오후 6시 40분 사이다. 울산에서는 22일 7건, 23일 34건, 24일 3건 등 총 44건의 악취 신고가 접수됐다.
악취 신고가 접수된 시간과 장소에서 고농도의 아황산가스가 측정된 것이다.
이들 지역은 20여 개의 대형 석유화학기업이 밀집한 울산석유화학공단 주변이다.
아황산가스는 자극성 있는 냄새가 나는 무색 기체다. 인체의 점막을 침해하는 독성물질로 산성비를 유발한다.
공단에서 발생한 다른 대기오염 물질과 섞여 역한 냄새를 풍겼을 가능성이 크다.
민관 합동조사단이 울산의 악취를 공단에서 배출된 물질로 추정하면서 악취를 신고한 사람 대부분이 고무 타는 냄새, 하수구 냄새, 기름 냄새라고 했던 점과 다소 일치하는 부문이다.
아황산가스는 석유화학공단 기업체에서 대부분 발생하는 유독성 대기오염 물질로 환경부의 규제를 받는다.
울산은 울산과 온산국가공단에 아황산가스 등 대기공해를 내뿜는 석유화학공장이 밀집해 시간당 평균 환경기준이 0.12ppm이다. 대기공해가 심한 곳이어서 우리나라 시간당 평균 기준치(0.15ppm)보다 규제가 강하다.
울산에서 월평균 아황산가스 농도가 0.01ppm을 초과한 적은 2013년 5∼8월 4차례 0.011∼0.013ppm, 2014년 4월과 5월 0.01ppm, 2015년 5월과 6월 0.012 및 0.01ppm이고 올해는 1월 0.005ppm에서 5월 0.009ppm으로 매월 0.001ppm씩 증가하는 추세다.
울산시 관계자는 "악취 신고 당시 석유화학공단에서는 별다른 이상 증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라며 "민·관 합동조사단의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부처와 부산시, 울산시 등 8개 기관의 민·관 전문가 22명은 29일부터 8월 2일까지 부산과 울산의 악취 원인을 밝혀내는 작업을 진행한다.
정부는 부산에서는 21일 오후 5시 30분께부터 2시간가량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200건 이상 접수됐고, 이틀 뒤 울산에서도 오후 2시 22분부터 1시간 동안 악취·가스 냄새 신고가 잇달았다고 파악했다.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지진 전조 등 괴담이 확산하자 정부가 원인 규명을 위해 민·관 합동조사단을 구성했다. 조사단은 자료 분석 결과 부산은 악취 원인을 부취재(附臭劑) 유출로 울산은 공단에서 배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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