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인도의 카스트제도 최하층인 달리트(불가촉천민)에 속하는 부부가 자녀의 과잣값 250원을 속히 갚지 않았다는 이유로 상위 카스트의 상점 주인에게 잔인하게 살해됐다.
연합뉴스는 29일 일간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주 마인푸리 지역에서 바라트 나트(45)와 그의 부인 맘타(40)는 전날 동네 상점주인 아쇽 미슈라가 휘두른 도끼에 맞아 숨졌다고 보도했다.
목격자들은 미슈라가 나트 부부에게 며칠 전 과자를 사고 내지 않은 15루피(251원)를 갚으라고 요구했고, 이들 부부가 돈이 없다며 며칠 여유를 더 달라고 하자 도끼를 들고 이들 부부를 공격했다고 말했다.
일용직 노동을 하는 나트 부부는 3명의 자녀에게 줄 과자를 외상으로 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미슈라와 그의 부인을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나트 부부의 사망소식에 이 지역 달리트 주민들이 도로를 점거하고 항의 시위를 벌였다. 최근 인도에서는 달리트 계층에 대한 차별이나 잔인한 공격이 자주 문제가 됐다.
지난 11일 서부 구자라트 주에서는 가죽업체에서 일하는 달리트 청년 4명이 힌두교들이 신성시하는 암소를 죽여 가죽을 벗겼다며 힌두 강경주의자들로부터 무자비하게 폭행당하는 모습이 인터넷으로 널리 퍼졌다.
달리트 주민들은 정부 버스에 불을 지르는 등 강경 시위를 벌였고 40여 명은 이 사건에 항의하며 음독·분신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20일에는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우타르프라데시 주 부대표가 달리트 출신의 지역정당 바후잔 사마지당(BSP) 총재인 마야와티 상원의원이 주의원 후보들에게 공천 헌금을 받았다며 "창녀보다 더 나쁘다"고 막말을 해 주 내 달리트 주민과 BSP 지지자들이 대규모 항의 집회를 열었다.
인도는 1950년 헌법을 제정하면서 브라만(성직자), 크샤트리아(군인), 바이샤(평민), 수드라(천민), 달리트 등으로 크게 구분되는 카스트로 차별할 수 없게 했다. 하지만 카스트 구분 자체는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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