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이화여대가 직장인 대상 미래라이프대학 단과대를 새로 설립하겠다고 나서자 학생들이 이에 반발하며 건물을 점거했다.

30일 서울 서대문구의 이화여대자대학교 본관에서 재학생 400여 명이 1층과 계단을 점거한 채 3일째 농성을 진행 중이다.

지난 28일 대학평의원회 회의에서 교육부 지원사업인 '미래라이프대학' 설립 계획을 폐기하라는 학생들의 요구를 학교 측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농성이 시작됐다. 

참여한 학생들은 초대 총장인 김활란 동상에 페인트를 칠하고 계란을 던지는 등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이어 대학평의원회 회의에 참석했던 평의원 교수 및 교직원 6명이 본관 밖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30여시간째 막고 있다. 

지난 29일에는 밖으로 나가려는 한 평의원이 119를 부르자 일부 학생들이 막아 구급대가 돌아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학내 문제인 만큼 학생 측과 학교 측이 자체적으로 원만히 해결하기를 기다리고 있으며, 당장 경력을 투입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교수와 교직원을 못 나가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차후 감금 혐의 적용을 검토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성 학생들은 최경희 총장과의 면담을 요구하고 있어 평의원들을 건물 밖으로 내보내는 것이 먼저라는 학교 측과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앞서 이화여대는 지난 5월 교육부의 평생교육 단과대학 사업에 신청, 미디어 콘텐츠를 기획·제작하는 뉴미디어산업전공과 건강·영양·패션을 다루는 웰니스산업전공 등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갑작스럽게 단과대 신설 소식을 접한 상당수 학생은 기존 학생과 신입생의 교육의 질이 저하되고 새 단과대인 미래라이프대학 학생들 역시 수준 이하의 교육을 받게 될 수 있다고 반대의사를 나타냈다.

이에 이화여대 관계자는 "고등교육을 받을 능력을 갖춘 고졸 직장인에게 진학의 길을 열어주자는 취지를 학생들이 오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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