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연주 기자]2013년 원유가격 연동제 도입 후 처음으로 올해 원유값이 내렸지만 정작 우유 소비자가는 내려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31일 유업계에 따르면 최근 낙농진흥회가 원유 기본가격을 전년(ℓ당 940원)보다 18원 내린 ℓ당 922원으로 결정, 8월부터 적용되지만 유업체들은 이를 소비자가에 즉각 반영하지 않을 예정이다.

서울우유와 남양유업, 매일유업 등 주요 유업체들은 원유값 인하분을 소비자가에 반영할지를 검토 중이지만 여건상 소비자가를 동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원유값 인하 폭이 ℓ당 18원으로 미미해 이를 소비자가에 반영한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인하 효과가 크지 않은 데다 유업계의 구조적 경영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한 유업체 관계자는 "ℓ당 18원이면 200㎖들이 팩의 경우 3원 정도 내릴 여지가 생긴다"며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내리나 마나 한 수준의 인하 폭"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원유값 인하 폭을 소비자가에 반영하지 않고 동결할 경우 주요 유업체들이 얻게 될 이익은 꽤 짭짤하다.

업계 전문가들은 원유값 인하분을 소비자가에 반영하지 않을 경우 서울우유는 연간 약 150억원, 남양과 매일유업은 70억~80억원 정도의 수익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심화하는 저출산 여파와 학교 우유급식 최저가 입찰제 확산으로 주요 유업체들의 실적이 계속 악화하고 있는 것도 유업체들이 소비자가 인하를 망설이도록 만드는 요인이다.

지난해 매출 1조7000억원에 순이익 8억원을 기록한 서울우유는 실적 부진으로 3년 연속 임직원 급여를 동결했고 분유사업 비중이 큰 남양유업은 2014년 영업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또 학교 우유급식 시장 점유율이 60%가 넘는 서울우유는 올해 들어 확산된 최저가 입찰제의 여파로 흰우유 사업부문에서 1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갈수록 심화하는 저출산 현상에 따른 우유 및 분유 소비 감소로 대부분 유업체가 극심한 경영난을 겪고 있어 이번 원유값 인하를 손실 만회의 기회로 활용하고자 할 것"이라며 "다만 비판적 여론이 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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