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북한의 경제제재로 형편이 어려워진 북한 외교관들이 방글라데시에서 몰래 삼성제품 등을 밀수하다 현지 세관에 적발됐다.
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세관 조사정보국(CIID) 당국이 북한 대사관의 컨테이너에서 삼성전자 LED TVㆍ에어컨 등의 미신고 물품을 지난 2일 발견했다고 방글라데시 일간 '프라티딘'과 현지 외교소식통이 보도했다.
세관은 북한 외교관들이 말레이시아로부터 들여오는 컨테이너 중 하나에 신고되지 않은 물품들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 정밀 검색했다.
해당 컨테이너에는 외교물품과 식료품이 담겨있다고 신고됐으나 실제로는 외국산 담배 8만여 갑, 삼성전자 가전제품 등 21만 달러(2억3400만원) 상당의 미신고 물품이 들어 있었다.
이에 따라 세관은 북한 대사관 명의의 다른 컨테이너 두 개에 대한 조사도 진행 중이며 롤스로이스ㆍBMW 등 미신고 차량이 들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세관 관계자는 "비엔나 협약에 따라 외교 수하물을 검색해서는 안 되지만 불법 사실에 대한 확실한 정보가 있을 때에는 정밀 검색이 가능하다"며 "북한 외교관들은 종전에도 금괴 27㎏과 주류 등을 불법으로 들여와 밀매하다 적발된 바 있다"고 전했다.
압둘 하산 초우드리 전 방글라데시 외교장관은 "북한이 외교관의 특권 및 면제를 규정한 비엔나 협약을 악용하고 있다"며 "어느 나라 공관도 주재국에서 상업적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고 프라티딘에 말했다.
프라티딘의 보도에 의하면 방글라데시 주재 북한 대사관의 한선익 1등 서기관 등 6명의 외교관은 이번 컨테이너 밀수 외에도 불법의약품 및 성인용품 밀수, 돈세탁 등에 관련됐다.
앞서 지난해 3월에는 다카 주재 북한 대사관에서 근무하는 1등 서기관이 금괴 170개 등 27kg 상당의 금을 몰래 반입하려다 공항에서 적발, 결국 추방됐으며 두 달 뒤에는 북한 대사관이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 북한 식당이 비아그라와 술을 불법적으로 팔다가 적발됐다.
북한의 경제제재로 대사관 운영비나 직원 봉급 마련이 힘든 북한 외교관들이 이처럼 범죄 활동에 손을 대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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