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재현 기자] 마지막 상대는 리우올림픽 사격 10m 은메달리스트인 호앙 쑤안빈이다. 아니 베트남 사격 영웅이다.

11일 (한국시각) 오전 12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슈팅센터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사격 50m 권총 결선에 나선 진종오는 부담감을 안고 싸웠다.

   
▲ 진종오는 11일 (한국시각) 오전 12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슈팅센터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남자사격 50m 권총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뉴스1

앞서 남자사격 10m 공기권총 결선에서 139.8점을 기록해 5위에 머물렀다. 메달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실망했다. 진종오가 더 절망했는지 모른다. 또 그는 개인적으로 사격 첫 올림픽 3연패를 도전하는 경기인 만큼 심리적 압박은 컸다.

총 20발에서 메달이 판가름 난다. 여섯 발까지 세 발씩 쏜다. 이후 두 발씩 쏘며 한 선수씩 탈락시키는 어찌보면 잔인한 게임이다.

여섯 발을 쏜 진종오는 57.4점을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열번째 사격에서 진종오는 133.3점(3위)을 기록하며 1위를 유지 중인 호안 쑤안 빈과의 격차를 5점차로 좁혔다.

이때부터 경쟁불안에 심리 불안은 최고조에 달했다. 열두번째 사격을 마친 한승우는 151.0점을 기록하며 4위로 경기를 마쳤다.

세명의 선수가 남았다. 대한민국의 진종오, 북한의 김성국, 베트남의 후안 쑤안 빈이다. 세명의 선수가 메달 색을 가리는 진검승부를 벌인다. 2위는 진종오로 153.8점을 마크했다.

두발을 쏴서 동메달을 결정한다. 진종오는 자신의 기술만 생각하며 호흡을 가다듬었다. 조준과 반동을 컨트롤해야 하는 부담감도 잠시 첫발을 쐈다. 진종오는 10.4점, 후안 쑤안 빈은 9.4점, 후안 쑤안 빈과 격차는 1.3점이다. 기회가 다가오고 있었다.

두번째 격발에서 북한의 김종국은 8.4를 기록해 동메달에 머물렀다. 진종오는 10.2점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확보했다. 올림픽 4연속 메달 확보의 순간이었다.

두 사람이 남은 상황에서 두 발에 금메달이 갈린다. 한 발 쏜 진종오는 10점, 호안 쑤안 빈은 8.6점을 기록하며 순식간에 1, 2위가 뒤바뀌었다. 진종오가 1위로 올라섰다.

권총을 든 호안 쑤안 빈의 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기세가 바짝 오른 진종오의 실력에 이미 승패를 예상했는지 모른다.

이제 마지막 한발만 남았다. 진종오는 땅을 바라보는 특유의 자세를 유지하며 결심한 듯 표적을 바라봤다. 마지막 한발이 격발되는 순간 모든 시선은 표적에 가 있었다.

진종오의 총점은 193.7점,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진종오는 손을 하늘 위로 올리며 기쁨의 미소를 보였다.

개인적으로 사격 첫 올림픽 3연패의 순간이자 세계사격의 새로운 기록을 세우는 살아있는 영웅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미디어펜=김재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