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행사를 핑계로 고객정보를 얻어내 보험업계에 빼돌린 혐의를 받은 홈플러스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무죄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5부(장일혁 부장판사)는 경품행사 등을 통해 입수한 2400만여 건의 고객 정보를 보험사에 넘겨 수익을 챙긴 혐의로 기소된 홈플러스 전·현직 임원들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개인정보 수집 목적으로 경품을 추첨 및 발송했을 뿐만 아니라 보험 마케팅까지 기재했고, 제3자 이용목적에 마케팅 자료로 활용된다고 명시한 이상 법이 규정한 개인정보 이용목적을 모두 고지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기각 이유를 전했다.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유상으로 판매한다는 것까지 고지했어야 한다는 검찰의 주장에 대해서는 "개인정보의 제3자 제공에 따른 대가 여부까지 고지할 의무는 없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가 응모권의 고지사항을 1㎜ 크기로 써 고객이 읽기 어렵게 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 정도 크기는 현행 복권이나 의약품 사용설명서 등의 약관에서도 통용되는데다 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응모자도 상당수 있었다"며 "응모자들이 충분히 읽을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행사 당시 홈플러스 측이 응모함 옆에 4배로 확대한 응모권 사진을 붙여두기도 했고, 온라인에서는 내용을 확대해서 볼 수 있었다"며 "홈플러스 측이 일부러 글자 크기를 작게 해서 읽을 수 없게 방해했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부연했다.

이어 보험업법 위반 등 검찰이 적용한 다른 혐의들도 모두 인정되지 않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