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부통령, 포로셴코 대통령과 크림 사태 논의 통화
[미디어펜=이상일 기자]우크라이나 유격대가 러시아에 귀속된 크림반도에서 테러를 기도했다고 러시아가 주장하면서 양국 간 대립이 격화한 데 대해 미국이 더는 긴장이 고조해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미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은 12일(현지시간)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긴장 고조를 피하기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라"고 조언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러시아 측에도 같은 노력을 요청했다.

바이든 부통령과 포로셴코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적 통합성 회복(크림과 동부 지역 수복)은 정치·외교적 방법으로 이뤄져야 하고, 특히 지난해 체결된 민스크 평화협정을 철저하게 이행함으로써 달성돼야 한다는 데 견해를 모았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대통령 행정실은 이번 통화와 관련해 별도로 발표한 보도문에서 "크림반도에서 우크라이나가 테러를 시도했다는 러시아 측의 허위 주장은 도발이며 러시아의 추가 공세와 크림반도에서의 대규모 탄압을 정당화하기 위한 또 다른 시도"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 측의 근거 없는 비난에도 우크라이나는 긴장 고조를 피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은 지난 10일 크림반도에서 테러 공격을 기도하던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 소속 유격대를 적발, 일부를 사살 혹은 격퇴하고 생포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FSB는 세 차례에 걸친 유격대의 크림반도 침투 시도를 차단하는 과정에서 FSB 요원 1명과 군인 1명이 숨졌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와 관련 "우크라이나가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대신 테러 전술로 옮겨가고 있다"면서 러시아인의 희생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이 모두 크림반도와 우크라이나 동부 접경지대로 병력과 군 장비를 증강 배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양측 간의 군사충돌 우려가 커졌다.

러시아가 2014년 3월 우크라이나로부터 크림반도를 병합한 이후 양국 관계는 최악의 갈등을 겪고 있다.

소련 시절 같은 연방에 속했고 역사적으로 '형제국'으로 통했던 두 나라의 경제 협력 관계도 정치·군사 갈등 와중에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양국 교역 규모는 지난해 동기보다 약 58% 줄어 47억 달러에 머물렀다고 타스 통신이 이날 러시아 경제개발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이미 양국 간 교역 규모는 전년 대비 46%(128억 달러)가 줄어든 150억 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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