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끝을 모르는 찜통더위에 온열질환때문에 응급실로 향한 사람이 지난 한 주 동안만 해도 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질병관리본부가 온열질환자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11년 이후 한주간 집계로는 최고치다. 비교적 더위가 약했던 2014년 한해 전체 온열질환자수(556명)에 근접한다.

15일 질병관리본부(KCDC·질본)의 온열질환자 감시체계 집계에 따르면 지난 7~13일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 온열질환자 수는 52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질본의 온열질환 감시체계에 따르면 전국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의 신고로만 온열질환자로 집계되는 만큼, 응급실이나 병원을 찾지 않은 온열질환자의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작년까지 주간 온열질환자수가 가장 많았던 것은 2013년 328명(8월 1주)-2012년 319명(8월 1주)-2015년 315명(8월 1주)-2011년 126명(7월 2주)-2014년 123명(7월 3주) 순으로 매년 최고치가 300명대를 벗어난 적은 없었다.

그러나 올해 7월 31일~8월 6일 온열질환자가 337명이나 발생하면서 최고치를 경신, 1주 만에 다시 더 많은 환자가 나왔다.

올해 감시체계가 가동된 5월23일부터 지난 13일까지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1623명으로 이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작년 전체 온열질환자수인 1056명의 1.54배에 달하며 2014년 환자수의 2.92배나 된다. 

온열질환자 중에서는 열탈진 환자가 833명으로 가장 많았고 열사병(375명), 열경련(216명), 열실신(126명) 순이었다. 사망자는 모두 13명으로 이 중 10명은 더위가 특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7월 24일 이후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열대야 지속으로 낮 뿐만아니라 밤에도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경우도 적지 않다. 온열질환자의 72.7%(1180명)는 오전 10시~오후 6시 낮에 나왔지만, 나머지 27.3%(443명)는 오후 6시~익일 오전 10시 사이에 발생했다. 

온열질환자의 발생 장소가 실내인 경우도 많다. 전체의 20.9%(339명)는 집, 건물, 작업장, 비닐하우스 등 실내에서 온열질환에 걸렸다. 

온열질환자 4명 중 1명꼴인 26.5%는 65세 이상 노인으로 고령자가 온열질환에 특히 취약했지만, 50대(363·22.4%)나 40대(225·13.9%) 환자도 적지 않았다.

전날(14일) 전국 곳곳에 소나기가 내리기는 했지만, 더위가 누그러지지 않고 있는 만큼 온열질환자 발생 추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보건당국은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해 ▲물을 자주 마시고 술이나 카페인 음료는 마시지 말 것 ▲어두운색의 옷이나 달라붙는 옷을 피할 것 ▲온열 질환이 발생하면 시원한 장소에서 수분을 섭취하고 의식이 없을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다면 신속히 119에 신고해 도움을 요청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