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매너포트가 캠프 선대위원장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내가 수용했다."

2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캠프의 선대위원장인 폴 매너포트가 19일(현지시간) 전격 사퇴했다.

우크라이나 옛 집권당 고위인사들에 대한 로비정황 등이 잇달아 드러난 게 결정적이다.

트럼프는 성명에서 "우리가 오늘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도운 그의 뛰어난 업적, 특히 우리를 대의원과 전당대회로 이끌어준 그의 업적에 매우 감사한다"며 "폴은 진정한 전문가이며, 나는 그가 크게 성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대선을 80여일 앞두고 캠프 조직개편에 이어 이틀만에 경선 승리의 일등공신이자 대선전을 지휘해왔던 선대위원장을 내보냄으로써 완전히 캠프를 일신했다.

매너포트는 트럼프가 경선 당시인 지난 3월 말 전당대회 과반 승리가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자 '경쟁 전당대회' 등을 겨냥해 영입한 워싱턴 정가의 주류 선거전문가이다.

제럴드 포드와 로널드 레이건, 조지 H.W.부시, 밥 돌, 조지 W.부시의 선거캠프에서 활약한 검증된 인사로 꼽힌다.

매너포트는 지난 6월 20일 트럼프의 오른팔로 불렸던 선대본부장 코리 루언다우스키가 '아웃'되면서 명실공히 캠프의 좌장 역할을 해왔다.

경선 레이스에서 16명의 경쟁자를 무찌르면서 승승장구했지만 지지율 추락세를 겪으며 심복을 잘라내고 전문가인 매너포트에게 대선전전 지휘를 맡긴 것.

하지만 로비스트를 지냈던 과거에 결국 발목이 잡혔다.

최근 친(親) 러시아 성향 우크라이나 집권당인 지역당을 위한 막후 로비활동을 벌인 정황을 언론이 잇따라 폭로하면서 트럼프 캠프의 부담이 됐다.

미 워싱턴DC의 두 로비회사인 '포데스타 그룹'과 '머큐리'를 친(親) 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지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이 이끌던 옛 집권당인 '지역당'과 가까운 비영리단체에 소개하는 등 지역당 정치자문을 했다는 AP보도가 최근 나왔다.

매너포트와 그의 참모 릭 게이츠가 2012∼2014년 지역당 지도자들에 대해 미 언론이 긍정 보도할 수 있도록 막후 로비를 벌였고 2007∼2012년 지역당에서 1270만 달러(140억 3000만원)의 현금을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러한 보도가 나오자 트럼프는 지난 17일 캠프 간판을 갈아치우는 조직개편을 통해 사실상 매너포트의 입지를 축소시켰다.

매너포트의 선대위원장 직함은 유지토록 하되 캠프 안에 최고경영자(CEO)를 신설하고 그 자리에 보수성향 인터넷매체 브레이트바트 뉴스의 대표인 스티븐 배넌을 임명하는 등 사실상 캠프 좌장을 교체했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