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터키 남동부 가지안테프의 결혼 축하연에서 발생한 자폭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는 조직은 아직 없지만,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소행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가지안테프에서 폭탄 공격을 벌일 만한 조직은 쿠르드계 분리주의 무장조직 '쿠르드노동자당'(PKK)과 IS를 꼽을 수 있다.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1일 성명을 내고 "IS 소행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런 공격의 의도는 아랍, 쿠르드, 투르크 사이에 분열의 씨를 뿌리고 종족·종교 간 갈등을 조장하려는 것"이라면서 "터키는 그러한 도발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이스탄불 시청 앞에서 한 TV 중계 연설에서는 경찰 조사 내용을 인용해 "자살 폭탄 범인은 12~14세 사이"라고 밝혔다.
쿠르드계를 대변하는 정당인 인민민주당(HDP)은 이번 테러를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HDP는 "우리는 이 사건을 규탄하고 공격을 개시한 자들을 저주한다"고 밝혔다.
이 정당은 또 다른 쿠르드계 정당이 터키 정부와 30년간 이어진 분쟁 종식을 위한 협상 계획을 발표하고 나서 몇 시간 뒤 이 공격이 발생했다며 IS 소행 가능성을 제기했다.
HDP 성명에 따르면 테러 현장은 HDP 당원이 관계된 결혼식이었다.
자폭 테러가 일어난 결혼 축하연 장소는 쿠르드계가 많이 거주하는 곳에 있다. 또 대정부 무장투쟁에 집중하는 PKK는 군과 경찰, 공공기관을 목표물로 삼는다. 이 과정에서 민간인이 함께 희생되지만, 민간인을 노리고 테러를 벌이지는 않는다. 이런 정황에 따라 PKK보다는 IS가 결혼식 테러의 주범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만약 IS가 이번 결혼 축하연 테러의 배후라면 이제까지 해온 대로 배후를 자처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IS는 다른 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대원이나 추종자의 테러 이후 신속하게 배후를 주장하며 선전에 열을 올린다.
그러나 유독 터키에서 IS 소행으로 추정되는 테러사건과 관련해 IS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작년 10월 앙카라역 광장 자폭 테러(102명 사망), 올해 1월 이스탄불 술탄아흐메트 광장 폭탄 테러(10명 사망), 올해 6월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자폭 테러(45명 사망) 등이 모두 수사 결과 IS가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나 배후 주장은 없었다.
IS는 터키 정부를 의식해 테러를 저지르고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터키 동부와 남동부는 IS의 중간 기착지이자 보급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IS가 터키 정부를 자극해 밀수와 밀입국 통로가 되는 터키 국경이 막히는 것을 우려해 배후 주장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디어펜=온라인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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