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정우 기자]블리자드의 FPS(1인칭 슈팅) 게임 ‘오버워치’의 경쟁전 1시즌을 마친 플레이어(사용자)들의 관심이 다음달로 예정된 2시즌에 쏠려있다.
지난 18일 오전 오버워치 경쟁전 1시즌이 종료된 가운데 블리자드는 2시즌 변경될 내용을 공개했다. 경쟁전은 매 시즌 두 달 반의 주기로 진행되며 지난 1시즌에서 지적된 내용을 적극 반영해 다음달 초 2시즌을 시작한다는 설명이다.
더 높은 점수를 달성하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은 플레이어들은 1시즌에서 아쉬웠던 부분이 상당 부분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와 ‘솔로 플레이’, ‘탈주’ 등으로 인한 한계가 여전할 것이라는 우려를 함께 내놓고 있다.
◆ ‘심해어’‧‘트롤’로 점철된 1시즌
오버워치의 경쟁전은 시즌1의 경우 25레벨 이상을 달성한 플레이어가 이른바 ‘배치고사’로 불리는 배치 경기 10회 결과에 따라 1~100 사이의 실력 평점을 부여받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후 평점이 엇비슷한 플레이어들과 팀을 맺고 대결하며 승패에 따라 평점이 오르내리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플레이어들은 배치 경기부터 최대한 높은 평점을 받기 위해 승리에 집착하게 되고 이후에도 더 높은 수준의 유저들과 게임을 즐기고자 승리를 갈구한다. 경쟁전 승점을 모아 ‘황금 무기’와 같은 게임 내 아이템을 장만할 수 있다는 점도 부가적인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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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버워치' 경쟁전 1시즌 모드 선택 화면./블리자드 |
경쟁전은 평점으로부터 자유로운 ‘빠른 대전’ 모드와 달리 팀원과 중복되는 영웅을 선택할 수 없고 승리에 대한 동기가 부여되는 만큼 플레이어들이 한층 치밀한 전략으로 게임에 임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실제 경쟁전은 초반 낮은 평점을 받은 유저들이 더 높은 점수대로 올라가기 쉽지 않다.
치열한 승부가 이뤄지는 만큼 연승을 달성하기도 어려울뿐더러 온라인상에서 매칭 된 팀원과 플레이 스타일이나 전략이 맞지 않으면 승률은 더욱 내려간다. 선택 영웅별 개성과 역할이 뚜렷한 오버워치의 특성 때문이다.
여기에 낮은 평점 구간에서 이른바 ‘트롤(정상적인 게임 진행을 방해하는 행위)’ 플레이어를 만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어려움으로 꼽힌다.
평점 30~50대를 경험해본 기자도 승리를 눈앞에 두고 “치킨 왔다. 안녕”이라는 말과 함께 게임을 떠나버리는 팀원이나 아군의 진로를 고의로 방해하는 등의 플레이에 곤혹을 치른 경험이 있다. 이 같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낮은 평점 구간에서 빈번히 발생했으며 패배할 경우에는 갖은 욕설로 서로를 비방하는 플레이어도 흔히 만날 수 있었다.
때문에 오버워치 플레이어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평점 구간과 플레이어들을 ‘심해’, ‘심해어’ 등으로, 고수들이 모인 구간을 ‘천상계’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연속된 패배로 심해에 빠진 이들은 탈출을 꿈꾸고 배치에서 높은 평점을 받은 플레이어 일부는 경쟁전 플레이 자체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 2시즌 변화 중점은 ‘스트레스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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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버워치'에 등장하는 한국인 캐릭터 '송하나'. |
블리자드가 발표한 2시즌 변경점의 주된 내용은 경쟁전 플레이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동기를 강화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먼저 실력 평점을 1시즌 1~100에서 2시즌 1~5000으로 대폭 세분화 하고 각 점수 범위는 ‘브론즈’, ‘실버’,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몬드’,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 등 7개 등급으로 나눈다.
마스터와 그랜드 마스터 등급을 제외한 다른 등급은 해당 시즌에 특정 등급에 도달하면 평점이 그 아래로 떨어져도 유지되며 가장 높게 올라간 평점에 따라 보상이 제공된다. 또 경쟁전 획득‧보유 포인트와 보상 아이템 교환 비용이 일괄적으로 10배 증가한다.
이로써 플레이어들은 매 게임 평점 하락에 대한 심리적 압박에서 다소 자유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블리자드 관계자는 “이를 통해 플레이어들은 매 경기마다 점수가 오르고 내리는 것에 대한 부담을 덜 받고 실력 평점 점수보다 등급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상위 플레이어들의 적극적인 경쟁전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장치들도 선보인다. 다이아몬드, 마스터, 그랜드 마스터 등급의 플레이어는 7일 동안 경쟁전을 하지 않으면 매 24시간 마다 50점의 실력 평점을 잃어 다이아몬드 등급 최하위까지 떨어질 수 있다.
요점은 게임 패배로 인한 평점 하락 부담을 덜고 최상위 등급 플레이어들의 지속적인 플레이를 유도하는 것이다.
또 최상위 500위 플레이어의 경우 최소 50경기 이상의 경쟁전을 플레이해야 해당 그룹에 속할 수 있게 된다. 배치 경기 등을 통해 초반에 높은 등급을 받아도 이에 맞는 실력과 경험 없이 팀에 ‘민폐’를 끼치는 경우가 줄어들 전망이다.
역시 민폐를 방지하기 위해 실력 평점이 일정 범위 이상으로 차이가 나는 플레이어들끼리 그룹을 만들지 못하도록 변경도 이뤄진다. 이로써 실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플레이어가 높은 등급 그룹에 무임승차하는 이른바 ‘버스 태우기’도 어려워진다. 이 평점 범위는 사전 테스트 서버의 피드백을 통해 조정된다.
게임 플레이 자체에서도 승패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1시즌에서 많은 원성을 샀던 ‘동전 던지기’와 ‘승자 결정전’ 방식을 삭제해 ‘억울하게’ 패배하는 경우를 막고 양 팀이 모두 포인트를 획득하는 ‘무승부’를 도입한다. 점령전에는 ‘시간 비축’ 시스템이 도입돼 첫 번째 거점 점령 후 승리 가능성을 높인다.
일련의 변경은 스트레스로 게임에서 이탈하는 플레이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블리자드가 플레이어들의 실제 의견을 적극 반영함으로써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오버워치의 흥행을 최대한 길게 이어가고자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 “솔플은 어려워”…온라인 게임 한계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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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캇 머서 '오버워치' 총괄 디자이너가 지난달 12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하는 모습./블리자드 |
아직 우려되는 부분도 남아있다. 오버워치에서도 FPS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인 ‘에임핵’ 등 불법 프로그램 사용이 늘고 있으며 사용자가 많은 만큼 욕설‧비방으로 채팅창이 얼룩지는 문제도 해결이 쉽지 않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는 “부적절한 행위 발견 시 게임 내 ‘신고’ 기능 이용해 달라”며 “이를 통해 접수되는 사례들을 내부적으로 검토해 적절하게 조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플레이어 신고에 의한 부정행위 방지는 한계가 있지만 이는 오버워치만의 문제는 아니다.
또 ‘솔플(솔로 플레이의 줄임말)’을 즐기는 플레이어들은 랜덤으로 만나게 되는 이들과 팀워크를 맞추기 어려워 일정 수준 이상 평점을 올리기 쉽지 않다. 오버워치에는 양 팀의 그룹 비중을 최대한 비슷하게 맞추는 시스템이 적용돼 있지만 솔플이 어렵다는 평가는 계속되고 있다.
플레이어의 갑작스런 탈주로 인한 팀 패배도 여전히 지적된다. 평점 자체에 대한 부담이 줄면서 다소 완화될 수 있는 문제지만 ‘남은 팀원들의 점수 하락은 억울하다’는 불만은 남아있다. 탈주로 한 명이 부족한 상황에서 어렵게 승리해도 보상을 더 받지도 못한다.
이와 관련해 스캇 머서 오버워치 총괄 디자이너는 “게임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특정 플레이어를 몰아세워 탈주를 강요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막기 위한 시스템”이라며 시스템 변경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특정 플레이어에게 탈주를 강요하는 부작용과 다수 플레이어가 불이익을 받는 문제에 대해 평가가 필요한 부분이다.
이번 2시즌 변경에 대해 한 오버워치 사용자는 “게임 승패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 같아 긍정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적절한 플레이나 욕설 등이 난무하는 문제는 시스템으로 막는 데 한계가 있어 게이머들의 의식 수준 변화가 필요하다. 북미 등 타 지역 서버를 이용해보면 분위기가 다소 다른 점도 이를 말해준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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