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지난 4·13총선 새누리당 선거운동 동영상 무상 요구·제공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25일 오후 조동원 전 새누리당 홍보본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이성규 부장검사)는 이날 검찰청사에 출두한 조 전 본부장을 상대로 동영상 제작업체인 '미디어그림' 측에 공짜 동영상을 제공해 달라고 요구했는지, 이 과정에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 계약 체결 과정에는 이상이 없었는지 등을 캐묻고 있다.

이날 오후 1시55분쯤 청사에 도착해 조사실로 향하던 조 전 본부장은 동영상 무상 제공 의혹에 관여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기회가 되면 한꺼번에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앞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달 조 전 본부장 등 3명을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선관위는 조 전 본부장이 당 사무처 소속 강모 국장과 함께 미디어그림 측에 총선 선거운동용 TV방송광고 동영상 등을 제작 의뢰하면서 인터넷 광고와 홈페이지 게시용 동영상 등을 무상으로 요구해 제공받은 혐의가 있다고 봤다.

정당이 정치활동에 사용한 물품을 정치자금법에서 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받으면 최대 5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미디어그림은 올해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측으로부터 선거운동용 TV 방송광고 동영상 제작 의뢰를 받았다.

당시 미디어그림은 인터넷 광고와 홈페이지 게시용 선거운동 동영상 등 10여건을 무상 제공해 주기로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측은 정당 지지율 하락 등을 거론하면서 무상 동영상을 더 제작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미디어그림은 새누리당 측에 총 39건의 영상물을 무상 제공했으며, 선관위는 법규를 어기고 공짜로 제공된 영상물의 가액이 약 80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봤다.

이처럼 동영상이 과다 제공된 것은 미디어그림 측과 친분이 있던 조 전 본부장이 관여했기 때문이 아닌지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