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씨앗 거목으로 키우라"…'진짜 정치'와 '경제민주화' 주문
[미디어펜=한기호 기자]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7개월간의 당 운영의 종지부를 찍게 된 27일 새로 구성될 차기 지도부에게 "제1과제는 집권"이라며 "우리에게 집권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라고 뼈 있는 당부를 남겼다.

김종인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정기전국대의원대회(전당대회) 인사말에서 "종래의 낡은 정당문화를 버리고, 국민의 민의를 수용하는 새로운 정당으로 변모할 때 국민이 희망하는 집권의 길이 열릴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지난 7개월이 정권교체라는 씨앗을 뿌린 시간이었다면 이제부턴 싹을 틔운 어린 새싹들이 국민 속에서 깊게 뿌리내리고, 그늘이 필요한 국민에게 가지가 뻗을 수 있는 튼튼한 거목으로 키워내야 한다"고도 했다. 그동안 운동권 성향 강경파와 대립각을 세우며 유지해온 안보·경제민주화 노선에서 이탈하지 말라는 당부로 읽힌다.

   
▲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임기 마지막날인 2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당 제2차 전국정기대의원대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그는 "지난 총선, 국민들은 16년만의 여소야대로 우리 당을 원내 제1당의 자리에 올려놓았다"며 "지난 총선의 함의는 국민의 생활을 살피는 정치다. 다수의 일방적 횡포도, 반대를 위한 반대도 없는 대화와 협력, 양보와 타협의 진짜 정치를 하라는 것"이라고 협치와 민생 중시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양극화와 불평등만 야기하는 낡은 경제에서 벗어나 경제 성과의 과실을 국민 모두가 고루 나눌 수 있는 새로운 경제 틀을 짜라는 것"이라고 집권의 방법론으로 경제민주화를 꼽았다.

김 대표는 "꿈을 잃은 청년, 출산하지 않는 여성, 빈곤으로 신음하는 노인, 벼랑 끝에 내몰린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 총체적 위기의 대한민국을 구할 유일한 세력은 우리 뿐"이라며 "모두가 승리하는 전당대회를 만들어서 내년 대선에서 반드시 승리하자"고 당원들을 격려했다.

임기를 마무리하는 소감도 밝혔다. 그는 "비대위가 출범한지 오늘로 꼭 7개월을 맞았다"며 "지난 7개월간 당을 통합하고 무너진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하루를 1년처럼 보냈던 절박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오후 3시32분쯤 시작된 대의원 투표가 1시간30여분만에 종료되기 10여분 전 기자들을 만나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초기(부터) 복잡하게 세월을 보냈기 때문에 별로 그렇게 생각나는 게 없다"고 했다.

다만 "그동안 처음 내가 왔을 때 당 지지도가 11%였을 것인데, 어제 (한국)갤럽 발표 때 26%라는 최고 지지도를 만들고 떠나기에 난 그걸로 더 이상 할 말이 없다"며 은근한 '공치사'를 한 뒤, "솔직한 심정으론 자유스러워서 상당히 즐겁다"고 했다.

전대 이후 당의 향배나 투표 결과로 '계파 쏠림'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 등을 묻는 질문에는 "내가 뭐라 얘기할 필요가 없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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