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진주시외버스터미널 옆 상가건물 지붕 붕괴 사고는 무리하게 내벽을 철거하다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진주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해당 건물 3층 용도는 여인숙으로 내부에는 방을 구분하는 칸막이 형태의 내벽 10개 정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건물 소유주는 3층 여인숙을 리모델링해 다른 용도로 쓸 목적으로 칸막이 절반 가량을 쳐내는 내용으로 인력사무소와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건물 소유주 측으로부터 인력사무소 대표에게 여인숙 내벽을 두개당 하나씩, 즉 절반가량을 철거해 달라고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벽을 몇개 정도 튼 상태에서 지붕이 갑자기 무너졌는지는 확인해 봐야 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내려앉은 지붕에는 철근이 박혀 있었지만 붕괴 현장에 남아 있는 부서진 3층 벽이나 기둥 잔해물에는 철근이 들어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3층 기둥과 내벽, 외벽 모두 철근이 들어가지 않고 콘크리트 벽돌로만 쌓아진 상태에서 지붕을 올렸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판단했다.
3층 옥상에는 언제 올렸는지 알 수 없지만 패널 형태로 지은 가설물(옥탑방)까지 있었다.
경찰은 철근 없이 벽돌로만 쌓은 낡은 건물에서 지붕 하중을 일부 지탱하던 내벽이 철거되자 남은 기둥과 내벽, 외벽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지붕이 내려앉았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일단 파악했다.
경찰은 건물 소유주가 무슨 자료를 기초로 리모델링을 위한 철거작업을 하려 했는지, 철거작업이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이었는지, 공사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필 예정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시설안전공단, 진주시청과 합동으로 붕괴현장을 찾아 이날 정밀 감식을 진행했다.
앞서 지난 28일 오전 3층 지붕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3명이 매몰되고 3명이 다쳤다.
매몰자들은 당시 건물 3층에서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근로자로, 이 가운데 강모(55)·김모(43)씨가 숨지고 고모(45)씨는 사고 14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