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상일 기자] 두 살배기의 손등을 때린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에게 아동학대죄가 아닌 폭행죄가 적용돼 벌금형이 선고됐다. 

대전지방법원 제3형사부(재판장 이성기)는 29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A씨의 항소심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21일 낮 12시 40분께 충남의 한 어린이집에서 장난을 하다가 또래 친구를 울린 B(2)양의 손등을 손으로 1차례 때린 뒤 목 부위를 1차례 밀어 넘어뜨린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놀라서 우는 B양에게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채 약 5분 동안 방치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 아동학대 치료강의 수강명령 40시간을 선고했다.

이에 A씨는 신체적인 학대행위를 하지 않았고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아동학대 혐의를 무죄로 봤다. 방법이 부적절하지만 아이에게 훈계의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부모에게 폭행 사실 일부를 알렸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재판과정에서 폭행 혐의를 추가한 검찰의 공소장변경 신청도 받아들여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다른 아동의 목 부위를 건드리며 장난을 친 B양의 행위가 잘못됐음을 알게 하려고 폭행한 것이라서, 그 방법이 상당히 부적절하기는 하나 훈계의 목적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 당일 부모에게 폭행 사실 일부를 알리기도 한점에 비춰보면 아동학대 행위에 이를 정도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B양을 밀어 바닥에 넘어뜨린 점 등 폭행 범행은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며 "피고인이 반성하고, 피해 정도가 크지 않은 점 등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