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국회 첫 정기회를 잘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는 국회의장이 국회 파행의 원인이 된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1일 정기국회를 개원하는 자리에서 정세균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정치 편향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정의장 스스로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Speaker의 입장에서 쓴 소리를 하겠다"며 시작한 작심발언에서 국회를 대표하는 국회의장이라고는 믿기 힘든 말들을 이어갔다.

사드 배치 문제, 대북 관계 등 최근 민감한 안보 이슈에 대해 입법부 수장이 아니라 마치 특정 단체의 대표인 듯한 입장을 표명했다.

새누리당은 국회의장의 편향된 발언에 항의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20대 국회 본회의는 무산되고 정기국회는 첫날 파행을 면치 못했다.

국회법 제10조(의장의 직무)에 의하면 '의장은 국회를 대표하고 의사를 정리하며, 질서를 유지하고 사무를 감독'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즉, 국회의장은 어느 특정 정당이나 당파의 이해관계를 대변하는 자리가 아니라 입법부를 대표하는 자리다. 그렇기 때문에 의원이 의장으로 당선된 다음날부터 그 직에 있는 동안 당적을 가질 수 없으며, 위원회에 출석하여 발언은 할 수 있지만 표결에는 참가할 수 없다.

또 국회의장은 대내외적으로 국회를 대표할 뿐만 아니라 원활한 회의운영을 위해 의사를 정리하고 회의장 질서유지의 책임이 있다.

국회의장 본연의 직분을 망각한 의장의 태도는 심히 유감스럽다. 더구나 사드 배치와 같은 민감한 안보 이슈에 대한 대한민국 의전 서열 2위의 국회의장 발언은 대내외적으로 잘못된 메시지로 오해할 수 있어 더 신중함이 요구된다.

국회의장은 의장으로서 부절적한 언행에 대해 국민에 사과하고 국회의장 본연의 의무와 직분에 충실할 것임은 물론 재발방지를 국민 앞에 약속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